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원작을점고하다' 중 '판굿' 공연 모습.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원작을점고하다' 중 '판굿' 공연 모습.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김승혜 기자]  '신들린 상쇠'라고 손꼽힌 김용배(1952-1986)를 중심으로 한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초창기 사물놀이가 무대에서 재현된다.

국립국악원은 오는 20일과 21일 양일간 민속악단의 정기공연 '원작을 점고하다'를 예악당에서 선보인다.

1983년 '신들린 상쇠'로 불린 김용배가 민속악단에 영입됐다. 이듬해 1984년 전수덕, 방승환, 박은하까지 네 명의 연주자로 구성된 사물놀이 공연을 처음 선보였고, 이는 사물놀이를 새로운 공연 형태로 뿌리내리게 했다.

이번 공연은 초기 국립국악원 사물놀이 단원들이 연행했던 가락과 연주형태를 중심으로 '설장구, 호남우도굿, 웃다리풍물, 판굿' 등 작품을 되살려 구성했다. 당시 원로들과 함께 활동했던 남기문 세한대 연희학과 교수가 음악 구성과 지도를 맡아 초기 가락과 구성을 무대에 살려낸다.

첫 순서인 '설장구'에서는 김용배가 4명의 장구 연주로 구성한 작품을 8명으로 확대해 선명하고 풍성한 장구 가락의 역동성을 전한다. '호남우도가락'에선 정읍농악가락에 호남우도가락을 더해 장구로 연주할 수 있는 장단의 화려함을 구현했다.

'웃다리·영남가락'은 웃다리농악가락과 영남농악가락 중 '별달거리'를 재구성한 작품이다. 김용배가 남사당에서 연주했던 화려한 웃다리가락에 안정감 있는 영남가락을 보완해 북가락 위를 넘나드는 장구가락의 다채로움이 새롭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마지막 '선반·뒤풀이 판굿'은 민속악단 초창기 4명의 단원으로 구성해 절제미를 드러냈던 판굿을 재현한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선 12명의 단원이 객원 18명과 함께 신명나는 판굿으로 선보인다. 

또 영상·소리 퍼포먼스 '경의를 표하다'도 마련했다. 짧은 삶을 살았던 김용배의 예술혼을 입체적으로 조망한 김윤배의 장시집 '저, 미치도록, 환한 사내'의 내용을 지기학 민속악단 예술감독이 재구성하고 채수현(민속악단 경기소리)이 작창해 만든 무대다.

국립국악원은 "1984년 초창기 사물놀이의 형태와 가락을 기억하고 되살려, 선배들이 남긴 음악적 자산과 정신을 돌아보고 민속악단의 정체성과 미래의 전통으로 이어가기 위해 공연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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