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 분당구에서 열린 김용 경기도 대변인 북콘서트에 참석했다. (사진=김용 블로그)
2019년 12월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 분당구에서 열린 김용 경기도 대변인 북콘서트에 참석했다. (사진=김용 블로그)

[심일보 대기자] 대장동 의혹을 대대적으로 파헤쳐온 검찰이 1년여 만에 측근의 불법 자금 수수 혐의를 캐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정조준 했다. 

20일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답보 상태였던 윗선 수사의 돌파구는 결국, 줄곧 구속 상태에서 추가 수사를 받아온 유동규 전 본부장의 진술이 결정적이었다는 해석이다. 검찰 안팎에서도 결국 '이재명 성남시'의 부동산 개발사업을 막후에서 주물렀던 유동규 전 본부장의 입이 막혔던 혈을 뚫었다는 평가다. 

검찰은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용(56)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19일 오전 체포했다. 김 부원장은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민간사업자들로부터 수억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대표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 부원장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이던 시절 경기도 대변인을 지냈고, 이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에는 선대위 총괄 부본부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함께 유 전 본부장이 압수수색을 받을 때 통화한 두 명 중 한 명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대장동 의혹으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유 전 본부장은 위례신도시 사업과 관련해서는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은 푸른위례프로젝트가 진행했는데, 여기에는 위례자산관리와 성남도개공이 참여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 등이 2013년 11월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에 참여할 민간사업자를 공모할 당시 위례자산관리에게 유리하도록 심사 기준을 조정하는 등 특혜를 줬다고 의심한다. 위례자산관리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뒤에는 자본금 납입 기한을 연장해주는 등 지속적인 특혜를 제공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이 20일 오전 0시를 기점으로 구속 기한 만료로 석방됐다. 작년 10월 21일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을 구속 기소한 지 1년 만이다. 이날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유 전 본부장은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8억 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했느냐'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1심 재판의 구속 기간은 최대 6개월이다. 검찰은 작년 10월 유 전 본부장을 구속 기소한 이후, 올해 4월 유 전 본부장을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추가 기소하면서 구속 기한을 6개월 연장시킨 바 있다. 검찰은 최근 유 전 본부장을 ‘위례신도시 사업 특혜 비리 의혹’으로 기소했으나 법원이 대장동 사건과 재판을 병합하지 않으면서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구속 기한은 연장되지 않았다. 앞으로 유 전 본부장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유 전 본부장뿐 아니라, 다른 당사자들의 교차 진술도 어느 정도 확보했다는 관측이다. 김용 부원장을 체포한 검찰의 칼끝은 결국 이재명 대표의 대선자금까지 뻗어 나갈 것이란 얘기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2시 30분경,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나오는 길에 만난 취재진으로부터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 부원장이 체포됐는데 이에 대한 입장을 부탁한다”는 요청을 받았으나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취재진이 거듭 “검찰이 8시간이나 압수수색을 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며 이 대표에게 입장 표명을 요청했으나 결국 아무런 말도 남기지 않은 채 차를 타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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