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이재명은 레임덕을 패스, 바로 ‘사임덕’으로 질주하고 있다.그가 끝난 사실을 모르는 이는 이재명 자신뿐이다."

24일 데일이안이 보도한 정기수 자유기고가 쓴 '이재명의 사임, 민주당의 몰락' 제하의 글 첫부분이다. 이어 "이재명 뿐 아니라 민주당도 함께 망하는 운명이다. 그런 상황에서 유동규가 모든 걸 털어놔 대선 자금 혐의까지 추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 뿐인가?"라고 이같이 물었다.

매체에 따르면 성남FC 후원금 수사도 거의 마무리돼 있다. 성남에 땅을 가진 대기업들에게 용도변경 특혜를 제공하는 대가로 축구단 후원금을 내게 한 제3자 뇌물 죄목 추가가 목전이다. 그리고 제2, 제3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인 백현동과 위례지구도 있다. 이 다섯 가지 말고 쌍방울 게이트가 또 있다. 이 회사는 이재명의 경기도 평화부지사였던 이화영(구속)을 통해 북한 내 이권 개발 사업을 위해 북한에 거액을 보낸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 쌍방울과 대장동팀 핵심 김만배, 대법관 권순일이 관련된 재판 거래 사건이 있다. 이들 거대 사건의 진실이 밝혀진다면 이재명의 형기(刑期)는 수십 년이 될 수도 있다.

이처럼 간단히 줄거리만 모두 열거하려 해도 숨이 찰 정도다. 이재명은 줄기 하나를 잡아당기면 여러 개가 달려 나오는 ‘범죄 고구마’다.

이런 그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없다고 보는 게 상식이다. 그와 그의 똘마니 의원들(이들은 무슨 코가 꿰어, 즉 얼마의 ‘정치자금’을 받아 범죄자임이 확실한 사람을 결사적으로 방어하는지가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은 야당 탄압, 사건 조작 등을 외치며 그 옛날 김대중과 김영삼 흉내를 내고 있지만, 목소리가 공허하다.

그러면서 "검찰이 무리를 하지 않아도 ‘죄수의 딜레마’가 검찰을 돕고 있다. 이재명 자신이 보호 받을 짓을 전혀 하지 않아서 그 딜레마를 키운다. ‘의리? 이 세계에 그런 건 없다’라는 말 한 마디로 이재명과 그의 ‘최측근’, 친명(親明) 의원들을 공포에 떨도록 하고 있는 유동규는 이미 모든 걸 까버릴 태세다. 게이트 비밀을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 그다."고 했다.

이날 한국일보는 지난 21일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인터뷰의 추가 내용을 공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180도 달라진 결정적 이유에 대해  "(이재명 대표가) 김문기를 몰라? (나랑) 셋이 호주에서 같이 골프 치고 카트까지 타고 다녔으면서"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2015년 1월에 9박 11일 일정으로 호주·뉴질랜드 해외 출장을 함께 다녀온 사실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뉴질랜드에서 요트값은 누가 냈는데?"라며 "난 (요트 타러) 가지도 않았지만 그거 내가 대줬다. 자기(이 대표)는 (요트 타러) 가놓고는. 그럼 자기가 받은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방송 인터뷰에서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김 전 처장을)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김 전 처장은 검찰 수사를 받던 지난해 말 숨진 채 발견됐다. 

유 전 본부장은 특히 "지금 '배OO'가 '여자 유동규' 아니냐"는 말도 했다. 배 씨는 이재명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의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고 알려졌으며,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 대표 측은 법인카드는 김혜경 씨가 아니라 배 씨가 쓴 것이라며 김 씨 연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배 씨를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는 이 대표를 비롯해 이 대표 '심복'으로 불리는 김용 부원장과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향한 배신감과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내가 그들하고 10년을 같이해 너무 잘 알고 있다"며 "그래서 내가 입 다물고 있기를 (그들은) 바랐던 것"이라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9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막바지에 대장동 의혹이 불거졌을 때 휴대폰을 버린 행위에 대해서도 "1주일도 안 된 휴대폰 버리라고 XX해가지고"라며 누군가의 지시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유 전 본부장은 해당 휴대폰으로 보름 동안 김 부원장과 6차례, 정 실장과 8차례 연락했다.

유 전 본부장은 '추가 폭로'도 예고했다. 그는 "10년간 쌓인 게 너무 많다. 하나가 나왔다 싶으면 또 하나가, 그리고 또 하나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급하게 갈 것 없다. 천천히 말려 죽일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 자금은 1원 한 장 받은 일 없다" "사탕 하나 받은 게 없다"고 말한 이재명 대표 해명에 대해서도 유 전 본부장은 "10원 하나 받은 게 없다? 초밥이 10원은 넘을 것"이라고 얘기하며 "내가 검찰에서 다 이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 전 본부장은 다만 검찰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는 뜻은 내비쳤다. 그는 "검찰이 물 밑부터 싹(수사를 했다)"이라며 "검찰과 법원은 바보가 아니다. 우리 검찰도 이 정도 수사력이 있구나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이 진심으로 대해줬고, 그래서 나도 허심탄회하게 말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검찰에 원하는 진술을 해주고 감경받는 '플리바게닝(유죄협상제)' 의혹에 대해선 고개를 가로저었다. 유 전 본부장은 "형량 깎아주는 것은 원치 않는다"며 "내가 지은 죄만큼 벌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같이 지은 죄는 같이 벌을 받고, 내가 안 한 거는 덮어쓰면 안 되고. 이재명(대표) 명령으로 한 거는 이재명이가 써야 될 것"이라며 이 대표와 측근들을 겨냥했다.

이날 데일리안은 "이재명의 실각(失脚)이 확정적이라면 민주당의 몰락도 초읽기다. 이윽고 손절한다 해도 청명(淸明)에 죽으나 한식(寒食)에 죽으나 차이다. 친 형수에게 보통 사람이라면 혼잣말로도 못하는 쌍욕을 퍼붓고, 전과 4범에 대장동 시한폭탄까지 안고 있는 양아치 수준의 지자체장을 대선 후보로 모셔서 지고난 뒤, 당 대표 자리에 올려 줄줄이 구속 기소되는 그와 그의 측근들을 지키겠다고 저 난리를 치고 있는 사람들이 받아야 할 당연한 업보다. 엊그제 이재명의 총동원령에 응한 똘마니 의원들 수는 30명 정도에 불과했다. 그리고 전재수, 김해영이 차례로 난파선 탈출의 총성을 울렸다. 이재명의 기소 건수가 늘고 재판이 진행될수록 전자는 줄고 후자는 속속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대해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가 5년 전 쓴 글을 소환하며 “이분 참 재미있는 분”이라고 썼다. 당시 이 대표는 “나쁜 짓 하면 혼나고 죄지으면 벌 받는 게 당연. 정치보복이라며 죄짓고도 책임 안 지려는 얕은 수법 이젠 안 통한다”고 썼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발언이 담긴 언론 보도를 트윗했는데, 문재인 정부 출범 후 4대강, 국정원 댓글과 관련한 조사를 시작하자,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이 “정치 보복식 과거사 들추기는 안 된다”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늘, 이재명이 끝난 사실을 자신만 모르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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