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결선 투표서 서병수에 2표차 '신승'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부의장 출마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부의장 출마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충북 5선(選)인 정우택 의원이 25일 국민의힘 몫 국회 부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정진석 국회부의장(당 비상대책위원장) 사임으로 인한 원내 2당 몫 부의장 후보자를 선출하기 위한 경선을 실시했다. 경선 참가자는 5선의 서병수·정우택·김영선 의원과 4선의 홍문표 의원이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1차 투표에서 정 의원 40표, 서 의원 39표, 김 의원 23표,  홍 의원 6표 등 순으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정 의원과 서 의원을 대상으로 결선 투표가 실시됐다.

정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96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결선 투표에서 49표를 얻어 서 의원(47표)을 2표 차이로 제치고 국회 부의장 후보가 됐다. 

정 의원은 당선 인사에서 "여러가지 부족한 사람을 21대 국회 후반기 부의장으로 선출해주신 의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며 "오늘 경쟁을 같이한 서병수·홍문표·김영선 (의원) 다 개인적으로는 누구보다 각별한 관계인데 이런 경쟁을 하게 되니 제 마음도 착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같이 해주신 서병수·김영선·홍문표 의원께 감사 말씀을 드린다"며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 처럼 후반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여러분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직분을 다할 수 있도록 든든한 부의장이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 많은 지도편달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정 의원(충북 청주상당)은 충청권 출신으로 과거 원내대표와 당 대표 권한대행을 역임했다. 반면 서 의원(부산 부산진갑)은 울산 출신으로 지난 8월 친윤계가 주도하는 당 비대위 전환에 반대하며 전국위원회 위원장직에서 사퇴한 바 있다. 

국민의힘 국회 부의장 경선 참가자▲들은 앞선 정견 발표에서 각기 다른 장점을 내세웠다. 

정 의원은 원내대표 경험과 총선 승리 지원 역량을 강점으로 제시했다. 그는 "유일하게 민주당과 협상해본 원내대표 경험이 있다. 특히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가장 당이 어려울 때 원내대표를 지내면서 무너져가는 당의 간판을 부여잡고 당을 지켜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21대 후반기 국회는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냐 못하냐의 중대 기로"라며 "여러분이 22대 국회에 입성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제가 필요하면 태평양을 건너 대서양을 건너 여러분에게 가고, 국회 차원의 의원 외교활동 폭도 넓히겠다"고 했다.

서 의원은 당 안팎의 소통 역량을 내세웠다. 그는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정체돼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나. 제발 단합하고 안정적 당의 모습으로 대통령을 뒷받침해서 민생 정치에 앞장서라는 게 국민의 요구"라며 "원인은 소통 부족이고 부의장이 되면 (당내) 소통과 조정자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야당과 현재 강대강으로 부딪히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갈 수는 없다"며 "반드시 희생하고 줄 것을 주면서 얻어야 한다. 여야를 넘나들고 대통령실을 포함해 협의체를 만들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경남 창원의창)은 정견 발표에서 민주당에 다소 각을 세웠다. 그는 "국정감사에서 왜 싸웠나. 나라가 바뀌려면 할 일이 태산인데 구닥다리 얘기를 반복하니까 양보할 수 없지 않나"라며 "원칙 있는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 민생을 위해서는 설득하고, 흔쾌히 약자 복지에 앞장서는 국회를 만드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이 여성 부의장을 2명이나 냈다. '왜 국민의힘은 75년이나 됐는데 왜 여성 부의장이 없냐'고 하시면 당 체면도 있고 난감하다"고 당 사상 최초 여성 부의장 선출 필요성도 호소했다.

홍 의원(충남 홍성·예산)은 여야 협치와 지방자치 실질화를 말했다. 그는 "정치는 현실이고, 여야를 넘나들며 소통과 협치의 문을 열어야 한다"며 "12시, 새벽 1시까지 문을 열어놓고 최선의 방법을 찾고 정 안 되면 결단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방자치 시대 균형발전을 이야기하지만 모든 건 국회에서 정책과 예산이 이뤄진다"며 "돈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는 지방자치를 열기 위해 국회가 정책을 개발하고 법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부의장이 되면 선봉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 부의장 선출을 당 관행에 따라 선수(選數)와 연령이 아닌 경선 방식으로 한 것에 대해 전체 동의를 얻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내 중진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의원들이 자유로이 선택하는 계기가 된 것 같고, 이 과정을 통해 당내 소통 활발해졌다는 장점이 있는 거 같다"며 "추대 방식도 논의해봤지만 전체 동의 얻기 쉬지 않았다. 표 나오는 거 봤지 않느냐. 두 쪽으로 갈라서 나왔다. 어느 한분을 추대하는 것이 합의되기 어려워서 자유투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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