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결선 투표서 서병수에 2표차 '신승'
[김민호 기자] 충북 5선(選)인 정우택 의원이 25일 국민의힘 몫 국회 부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정진석 국회부의장(당 비상대책위원장) 사임으로 인한 원내 2당 몫 부의장 후보자를 선출하기 위한 경선을 실시했다. 경선 참가자는 5선의 서병수·정우택·김영선 의원과 4선의 홍문표 의원이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1차 투표에서 정 의원 40표, 서 의원 39표, 김 의원 23표, 홍 의원 6표 등 순으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정 의원과 서 의원을 대상으로 결선 투표가 실시됐다.
정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96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결선 투표에서 49표를 얻어 서 의원(47표)을 2표 차이로 제치고 국회 부의장 후보가 됐다.
정 의원은 당선 인사에서 "여러가지 부족한 사람을 21대 국회 후반기 부의장으로 선출해주신 의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며 "오늘 경쟁을 같이한 서병수·홍문표·김영선 (의원) 다 개인적으로는 누구보다 각별한 관계인데 이런 경쟁을 하게 되니 제 마음도 착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같이 해주신 서병수·김영선·홍문표 의원께 감사 말씀을 드린다"며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 처럼 후반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여러분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직분을 다할 수 있도록 든든한 부의장이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 많은 지도편달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정 의원(충북 청주상당)은 충청권 출신으로 과거 원내대표와 당 대표 권한대행을 역임했다. 반면 서 의원(부산 부산진갑)은 울산 출신으로 지난 8월 친윤계가 주도하는 당 비대위 전환에 반대하며 전국위원회 위원장직에서 사퇴한 바 있다.
국민의힘 국회 부의장 경선 참가자▲들은 앞선 정견 발표에서 각기 다른 장점을 내세웠다.
정 의원은 원내대표 경험과 총선 승리 지원 역량을 강점으로 제시했다. 그는 "유일하게 민주당과 협상해본 원내대표 경험이 있다. 특히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가장 당이 어려울 때 원내대표를 지내면서 무너져가는 당의 간판을 부여잡고 당을 지켜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21대 후반기 국회는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냐 못하냐의 중대 기로"라며 "여러분이 22대 국회에 입성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제가 필요하면 태평양을 건너 대서양을 건너 여러분에게 가고, 국회 차원의 의원 외교활동 폭도 넓히겠다"고 했다.
서 의원은 당 안팎의 소통 역량을 내세웠다. 그는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정체돼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나. 제발 단합하고 안정적 당의 모습으로 대통령을 뒷받침해서 민생 정치에 앞장서라는 게 국민의 요구"라며 "원인은 소통 부족이고 부의장이 되면 (당내) 소통과 조정자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야당과 현재 강대강으로 부딪히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갈 수는 없다"며 "반드시 희생하고 줄 것을 주면서 얻어야 한다. 여야를 넘나들고 대통령실을 포함해 협의체를 만들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경남 창원의창)은 정견 발표에서 민주당에 다소 각을 세웠다. 그는 "국정감사에서 왜 싸웠나. 나라가 바뀌려면 할 일이 태산인데 구닥다리 얘기를 반복하니까 양보할 수 없지 않나"라며 "원칙 있는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 민생을 위해서는 설득하고, 흔쾌히 약자 복지에 앞장서는 국회를 만드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이 여성 부의장을 2명이나 냈다. '왜 국민의힘은 75년이나 됐는데 왜 여성 부의장이 없냐'고 하시면 당 체면도 있고 난감하다"고 당 사상 최초 여성 부의장 선출 필요성도 호소했다.
홍 의원(충남 홍성·예산)은 여야 협치와 지방자치 실질화를 말했다. 그는 "정치는 현실이고, 여야를 넘나들며 소통과 협치의 문을 열어야 한다"며 "12시, 새벽 1시까지 문을 열어놓고 최선의 방법을 찾고 정 안 되면 결단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방자치 시대 균형발전을 이야기하지만 모든 건 국회에서 정책과 예산이 이뤄진다"며 "돈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는 지방자치를 열기 위해 국회가 정책을 개발하고 법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부의장이 되면 선봉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 부의장 선출을 당 관행에 따라 선수(選數)와 연령이 아닌 경선 방식으로 한 것에 대해 전체 동의를 얻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내 중진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의원들이 자유로이 선택하는 계기가 된 것 같고, 이 과정을 통해 당내 소통 활발해졌다는 장점이 있는 거 같다"며 "추대 방식도 논의해봤지만 전체 동의 얻기 쉬지 않았다. 표 나오는 거 봤지 않느냐. 두 쪽으로 갈라서 나왔다. 어느 한분을 추대하는 것이 합의되기 어려워서 자유투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