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왼쪽)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018년 10월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로부터 경기관광공사 사장 임명장을 받은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유동규(왼쪽)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018년 10월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로부터 경기관광공사 사장 임명장을 받은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대장동 비리 핵심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의 잇단 폭로로 정국에 파란이 일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이 최근 입장을 바꿔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대선자금 수수 혐의에 대해 입을 열면서다. 

특히 유 전 본부장의 '변심'은 이재명 대표의 과거 발언이 부메랑이 됐다.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에 대해 여러 차례 "측근이 아니다"라며 "민간개발업자를 만나는 걸 알았다면 해임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측근이라면 정진상, 김용 정도는 돼야 하지 않나"라고도 말했다. 유 전 본부장 입장에서 배신감이 들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특히 그는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부원장과 정진상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검찰 수사와 대장동 관련 재판에서도 이 대표의 발언과 반대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대표는 대선 과정에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김 전 처장에 대해 "시장 재직 때는 하위 직원이었으니까 몰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김문기를 몰라?"라면서 "(나랑) 셋이 호주에서 같이 골프 치고 카트까지 타고 다녔으면서"라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한 발언으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최악의 경우 '의원직 상실'과 '5년간 피선거권 제한'이라는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거짓말을 했다'는 꼬리표는 정치인으로선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최근 김 부원장이 대선 자금 명목으로 유 전 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등에게 8억4,700만 원을 수수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자금은 1원 한 장 받은 일 없다"고 말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10원 하나 받은 게 없다? 초밥이 10원은 넘을 것"이라면서 이 대표를 비판했다. 이 대표가 자금 전달 상황을 모를 수가 없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이 대표의 최측근 정진상 실장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정진상이 나하고 술을 100번, 1,000번을 마셨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있어도 숨길 수 없는 게 행적"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이재명의 장비' '넘버3'라 생각할 정도로 의리를 자랑했던 유 전 본부장이 "천천히 말려 죽일 것"이라며 이 대표 및 그의 최측근과 관련한 추가 폭로를 예고한 것도 '이재명의 배신' 때문이란 해석이다.

문제는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구속)과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입이다.

특히 정 실장의 경우 이 대표가 정계에 입문하기 전부터 인연을 맺어 성남시와 경기도의 주요 직책을 맡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등 '정치적 동지'로 꼽힌다. 두 사람은 지난해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수사 초기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기 직전 유 전 본부장과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최근 검찰은 정 실장과 김 부원장 두 사람이 2013년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접대를 받은 의혹과 더불어 이듬해 각각 5천만 원과 1억 원을 수수한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이 두 사람이 이 대표와 깊은 인연을 이어온 만큼 각종 의혹에서 이 대표와의 연관성을 밝혀낼지는 미지수다. 

동아일보는 오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수감 중)과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각각 건넨 1억 원과 5,000만 원이 대장동 부지 분양대행을 독점했던 분양대행업체 A사가 대장동 사업을 따내기 위해 ‘대장동 일당’에게 건넸던 자금의 일부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가 유 전 직무대리와 남욱 변호사(수감 중) 등으로부터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하고 이 돈의 전달 경로와 사용처 등을 수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배신의 정치', 이재명의 최대 위기가 온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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