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심일보 대기자]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왜 말리는 시누이가 더 미울까. 첫째, 시어미와 시누이는 영원히 한 편이고 며느리는 영원히 남이라는 사실. 둘째, 시누이의 말과 짓이 정반대라는 진실. 평소에 누구보다 올케인 자신을 미워하고 뒤에서 골탕 먹일 짓을 골라서 하던 시누이가 마침내 시어미를 부추기고 또 부추겨 손찌검까지 하게 만들어 놓고는 속으로는 여간 고소해 하지 않으면서 시치미 뚝 떼고 누가 보면 꼭 진짜처럼 말리는 역을 그럴싸하게 연기하기 때문이이라는 것이다

이렇게만 해도 양반이다. 바깥에 나가서는 때리는 시어미를 차마 역성을 들지는 못하고 '울 엄마가 너무한 건 사실이에요.'라고 스스로의 체면도 세울 겸 남들이 듣기 원하는 말을 혀끝에 달고 다니지만, 뒤로는 아니 공공연히 날로 팔다리 힘이 떨어지는 노인네가 너무너무 불쌍하다며 용하다는 의원을 찾아가서 보약을 지어 바쳐서 '좀 더 세게, 좀 더 자주자주' 때려 주라고, 아예 죽여 버리거나 쫓아 버리라고, '효도를 다하는' 시누이도 있다.(2005. 11. 20. 조갑제닷컴 네티즌칼럼에서) 

요즘 여권에서 유승민 전 의원을 두고 '말리는 시누이'에 비유하는 이가 적지 않다. 

지난 30일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남영희 부원장은 이태원 사고와 관련해 "원인은 청와대 이전 때문에 일어난 인재"라고 주장하면서 "악마다" "잔인하다" "정치공작질" "슬픔에 잠긴 사람들을 조롱했다"는 등 누리꾼들들의 뭇매를 맞았다. 같은 날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해 보다 많은 인파가 몰릴 게 충분히 예상되는데도 인파를 통제하는데 실패한 정부는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이번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 대해 “(경찰) 인력을 미리 배치해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고 했다. 이 발언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유 전 의원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렇게) 말한 장관부터 당장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일 연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 정부 책임론을 띄우는 유승민 전 의원에게 “그런 문제를 왜 지금 거론하는지 모르겠다”고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했다. 

성 의장은 아날 라디오에 나와 유 전 의원을 겨냥해서 “이 장관이 지금 밤잠 못 주무시면서 일하고 있다”며 “파면 얘기를 내놓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모든 당력을, 또 국력을 집중해서 빨리 이 사태를 마무리하고 수습하는 것이 먼저”라며 “(유 전 의원이)그런 문제를 왜 지금 거론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잡했다.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이태원 참사’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을 주장한 유승민 전 의원을 행해 “정치적 반사이익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유 전 의원이 애도하는 마음에서 그랬다고 하기보다는 애도하는 분위기를 틈타고 들어와서 정치적 반사 이익을 얻으려고 저런 말씀을 하시나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상황은 국가 애도 기간”이라며 “행안부 장관은 주무 장관으로서 어떤 형태로든 도의적 책임을 지든 법적 책임을 지든 충분히 그럴 기회가 있을텐데 (파면을 요구하면) 국민이 굉장히 혼란스러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 전 의원이 말한 것을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말했다면 또 저러는구나 할 수 있는데 당에서 저렇게 하니 해석을 달리 할 수 있지 않겠냐”며 “이 판에 벌써 정치적으로 어떤 의도가 보이는 주장을 하고 공격을 하고 이렇게 했을때 국민이 느끼는 정치에 대한 환멸이 어떨지 본인도 한번 생각해보셔야 한다”고 비판했다.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속담이 생각나는 11월의 첫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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