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성보험 11년만 5%대 상품 출시돼
예·적금과 비슷하지만 보험 기능 있어
납입금서 사업비 등 제외 뒤 이자붙어

[정재원 기자] 기준금리 인상 기조 속에 은행권 예·적금 금리가 10%대로 치솟자, 생보사들이 은행으로의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저축성보험(저축보험, 연금보험 등) 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리고 있다. 최근 3대 생보사 중 한 곳인 한화생명까지 연 5%대의 저축보험 출시를 예고했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이르면 이달 중 금리 5%대 저축성보험을 출시할 예정이다. ABL생명도 연 금리 5% 내외의 저축성보험 출시를 검토 중이다.

저축성보험은 은행의 정기 예·적금과 비슷하지만, 저축 기능 외에 질병·상해 보장 등 보험의 기능도 지닌 금융상품이다. 매월 또는 한 번에 일정금액의 보험료를 납부하고 만기 때 총 납부액과 이자가 더해진 환급금을 받는 구조다. 주로 은행을 통한 방카슈랑스(은행연계보험)로 판매된다.

올 들어 5%대 저축성보험이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달 24일이다. IBK연금보험은 5,000억 원 한도로 연 금리 5.3% 저축보험을 내놨다. 만기 5년짜리 상품으로 보험료를 한 번에 납입하는 일시납 상품이다. 금리 5%대 저축보험이 나온 건 지난 2011년 9월 이후 11년 2개월 만이다.

보험사들은 8월부터 4% 이상 금리를 제시하는 저축보험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푸본현대생명은 8월 5,000억 원을 한도로 4%의 확정금리를 제공하는 'MAX 저축보험 스페셜 무배당'을 출시했고, 고금리에 힘입어 출시 3일 만에 완판했다.

이후 한화생명이 4%, 흥국생명이 4.2%, 동양생명은 4.5% 저축보험을 잇따라 출시했다. 동양생명은 판매 5일 만에 5,000억 원어치를 완판했다. 한화생명과 흥국생명도 각각 7,000억 원, 3,000억 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다만 보험상품인 만큼 낸 보험료(납입금)가 모두 적립되지 않는다. 납입금에서 사업비와 위험보험료를 차감한 뒤 남은 금액에 이자를 제공한다. 따라서 만기나 중도해지 시 실제 환급되는 금액이 보험가입자의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55세 남성이 5년 만기, 연복리 4.5%, 가입금액은 5,000만 원 저축보험에 가입했을 경우 5년 후 돌려받는 돈은 6,073만6,000원 수준이다. 사업비와 위험보험료를 다 뺀 금액에만 이자를 적용해 실제 돌려받는 금리 수준은 연복리 3.97%으로 떨어진 영향이다.

가입금액 5,000만 원 모두에 연복리 4.5%를 적용하면 5년 후 6,230만9,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이자 소득세 공제 전 기준으로 157만 원가량이나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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