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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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희 기자]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7일 최성범 용산소방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피의자로 입건했다.  소방의 신고 대응, 그리고 구청의 사전 안전 대책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본 것이다. 

특수본은 지난 2일 용산소방서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핼러윈 데이 소방안전대책'이라는 문서와 구조 활동 내역 등을 확보했다. 앞서 경찰은 참사 전 2차례에 걸쳐 소방에 공동대응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소방은 '다친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요청에 응하지 않았는데 특수본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 핼러윈 행사에 대규모 인파가 몰릴 걸 예상하면서도 정작 재난과 안전사고 대비엔 소홀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특수본은 이와 함께, 용산구청이 재난책임 관리기관으로서 사고 예방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았고, 참사 전후 공무원들은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새벽 최성범 용산소방서 서장이 취재진 앞에서 현장브리핑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이태원에는 1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렸다.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새벽 최성범 용산소방서 서장이 취재진 앞에서 현장브리핑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이태원에는 1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렸다.

하지만 특수본이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입건한 것에 대해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8일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시민들은 사고 당시 현장에서 손까지 떨어가며 브리핑한 최 소방서장에 혐의를 씌운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8일 오전 8시30분 현재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는 ‘소방서장’ ‘과실치사’가 주요 키워드로 올랐고 관련 글은 1만3,000개 이상 올랐다. 소방서장과 관련된 게시글 상당수가 참사 당시 현장을 수습하던 최 서장의 입건 소식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책임을 현장 소방대원과 경찰에게 돌리려 한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이태원 참사 직후 최 서장의 브리핑 장면이 누리꾼 사이에서 화제가 됐던 만큼, 피의자 전환은 잘못됐다는 의견이 많았다. 

최 서장은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밤부터 30일 새벽까지 네 차례 브리핑을 진행했으며 이 모습은 생방송으로 전해졌다. 당시 사상자 집계와 현장 수습 상황을 전달하면서 마이크를 잡은 최 서장의 손이 떨리는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이 모습을 본 누리꾼들은 현장에 투입돼 구조에 온 힘을 쏟은 구조 인력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쿠키뉴스는 한 누리꾼은 트위터에 “애도기간 끝나면 국무총리, 행안부 장관, 경찰서장 사퇴 얘기는 나올 줄 알았지만 손 덜덜 떨면서 브리핑하던 소장서장, 일선 경찰관들부터 잡는다는 소식이 들려올 줄이야”라며 “꼬리자르듯 자르려나”라고 비판했다고 했다. 

이외에도 “베테랑 조차 손 떨며 브리핑해 구조인력에 감사 인사가 쏟아졌는데 말이 돼나” “이럴 때마다 과실치사로 소방서장 입건시키면 우리나라 재해재난 현장에서 누가 진두지휘하고 사람 구하겠나” “소방서장 입건은 악수(惡手)” 등의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이어 이데일리는  한 시민은 “소방은 무슨 죄가 있나”라고 되물었고 또 다른 시민은 “용산소방서장은 손까지 덜덜 떨어가며 브리핑하고 소방 3단계 발령했는데 무조건 서장이라고 일단 책임지라는 것이냐”라고 꼬집었다. 또 “용산소방서장을 왜 포함했나. 4명 중 유일하게 현장에서 새벽 내내 실시간 브리핑하고 지휘하던 사람”이라는 의견도 나왔다고 전했다. 이 밖에 “소방서장은 놔둬라”, “소방서장은 솔직히 아니다”, “소방이 뭔 권세가 있는 것도 아닌데”라는 반응이 나왔다.

한편 이태원 참사에 대한 최 서장의 입건 재고와 책임 소재 재설정을 촉구하는 국회 국민청원(10.29 참사에 대한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입건 재고 및 책임소재 재설정 요청에 관한 청원)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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