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일인 8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프레데릭스버그의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일인 8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프레데릭스버그의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정재원 기자] 미국 의회의 권력 지형을 재편할 11·8 중간선거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공화당이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일부 앞서가고 있다.

개표 초반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양당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하원과 주지사는 공화당이 앞서는 분위기다.

8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하원 전체 435석 가운데 공화당은 148석, 민주당은 83석으로 공화당이 65석 앞서고 있다. 점점 차이는 벌어지는 분위기다.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모두 40석을 차지하는 등 양당이 박빙인 상황이다. 주지사는 공화당이 18석, 민주당이 10석으로, 공화당이 8석 많다. 

이날 에디슨 연구소에 따르면 현재까지 하원 전체 435석 가운데 공화당은 45석, 민주당은 19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민주당 현역 의원의 지역구 3곳에서 공화당 후보의 당선이 예상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에디슨 연구소는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자체 분석을 토대로 하원에서 민주당이 19석, 공화당이 32석의 의석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CNN은 하원의 경우 공화당 71석, 민주당 32석을 확보했고, 상원은 이번에 선거를 치르지 않은 의석까지 합해서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36석을 확보하며 공화당이 종전보다 1석을 더 앞서고 있다고 예측했다.

다음은 11·8 중간선거 주요 내용이다.

▶'한국 사위' 호건 있던 메릴랜드주에서 첫 흑인 주지사 탄생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처음으로 흑인이 주지사가 된다. 

8일(현지시간) AP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실시된 중간선거 메릴랜드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흑인인 웨스 무어(44)가 승리했다.

미 북동부에 위치한 메릴랜드주는 매사추세츠주와 함께 대표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 중 하나다.

 '한국 사위'로 잘 알려진 공화당 소속 래리 호건 주지사가 연임 제한에 걸려 출마하지 못하면서 공화당 댄 콕스 메릴랜드 주의회 의원과 맞붙었으며 일찌감치 여론조사에서 승리가 예상됐다.

무어는 이날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콕스 후보를 누르고 주지사에 당선되는 영예를 얻었다. 

그는 메릴랜드주 아동 빈곤 퇴치와 대중교통, 재생 에너지에 대한 더 많은 투자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무어는 육군 82 공수부대에서 대위로 복무하며 아프가니스탄 전쟁에도 참전했다. 미국 내 빈곤 퇴치 최대 비영리단체인 '로빈후드 재단'에서 최고경영자(CEO)로 4년간 재직했다. 그는 여러 책을 저술한 작가이기도 하다.

무어는 개표가 23% 진행된 가운데 67.1%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댄 콕스(30.3%) 후보에 앞서며 조기에 승부를 결정지었다.

미 정치사에서 흑인 주지사는 현재까지 단 2명 나왔다.  버지니아주의 더글러스 와일더(1989)와 매사추세츠주의 디벌 패트릭(2006년)이 그들이다. 흑인 여성 정치인 스테이스 에이브럼스가 이번 조지아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첫 흑인 여성 주지사가 된다.

올해 중간선거에서는 총 100석의 연방상원 중 35석, 하원 435석 전체 그리고 주지사 36명을 뽑는다. 현재 미국 50개 주 가운데 공화당 주지사가 28명, 민주당 주지사는 22명이다. 

한편 개표가 속속 진행 중인 가운데 플로리다주에서는 론 디샌티스 주지사와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공화당 잠룡으로 2024년 미 대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 지난 2016년 대선 도전에 실패했던 루비오 의원은 이번 승리로 3연임이 확정됐다.

▶美중간선거 한국계 당선여부 촉각...하원 4인·부지사 1인·신진 1인

미국 11·8중간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한국계 후보 5명의 당선 여부에 주목된다. 하원의원에 현직 4명과 신진 1명, 하와이 부지사 후보에 하원의원 1명이 도전한다.

8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가장 주목되는 후보는 유일한 한국계 재선의원 앤디 김(민주·뉴저지주 3지구)이다. 그가 당선되면 김창준 전 의원 이후 26년 만에 한국계 3선 하원의원이 탄생하게 된다. 

그는 2018년 의회에 입성한 뒤 지난 2년 하원 군사위원회와 외교위원회 등에서 활동했으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이라크 담당 보좌관 등을 지낸 외교·안보 전문가다. 

그의 경쟁자는 공화당 소속인 요트 제조 사업가 출신인 밥 힐리다. 앤디 김은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90%가 넘는 득표율로 본선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경쟁자를 제치고 무난히 당선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앞서 정치전문매체 파이브서티에잇에서는 그의 당선 확률을 83%로 전망했다. 뉴저지 투표는 이날 오후 8시(현지시간)에 끝났다. 

재선에 도전하는 하원의원은 3명이다. 정치 분석매체들은 대체로 이들이 무난하게 당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소속으로는 매릴린 스트리클런드가 워싱턴주 10지구에 출마했다. 

한국인 어머니를 둔 스트리클런드는 예비선거에서 55%대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으며, 그는 공화당의 키스 스웽크와 맞붙는다. 

대부분의 아시아계 미국인이 민주당 소속인 것과 달리 공화당 소속으로 캘리포니아주에 영 김(40지구)과 미셸 박 스틸(45지구)이 도전한다. 김씨는 민주당의 아시프 마흐무드와, 박 스틸은 대만계 미국인 제이 첸과 경쟁한다. 

이들이 출마하는 워싱턴주와 캘리포니아주는 모두 오후 11시(한국시간 오후 1시)에 투표를 마감한다. 

하원의원에 첫 발을 내딛는 한국계로는 데이비드 김이 있다. 그는 민주당 후보로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이 포함된 캘리포니아주 34지구에 출마했다. 그는 2020년에도 지미 고메즈 의원과 붙었는데 6%포인트 근소한 차이로 밀렸다. 이번에 고메즈와 재대결에 나선 만큼 승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전 8시 기준 투표율은 0%다. 

주정부 선출직에 도전하는 한국계 미국인도 있다. 하와이주 주지사 선거에 민주당 소속 실비아 장 루크 하원의원이 부지사에 도전한다. 

하와이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인 만큼 무난한 당선이 예상된다. 만약 장 루크가 부지사가 되면 한국계 미국인이 미국 주정부 서열 2위인 최고 직위에 오르게 된다. 이곳도 현재 투표율 0%다.

▶트럼프 "디샌티스 2024 대선 출마 공화당에 좋지 않아" 견제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내 유력 대선후보 중 한 명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2024년 미 대선 출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8일(현지시간) 미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오하이오주 지원 유세 이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그가 출마할지 잘 모르겠다. 만약에 그가 선거에 나서면 매우 심하게 다칠 수 있을 것 같다. 그가 크게 다칠 수 있다고 정말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선거에 출미하는) 실수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지기반은 그의 출마에 부정적일 것이다. (공화)당에 도움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디샌티스에 대해 좋지 않은 비밀정보를 갖고 있다며 그가 출마해 대선 경선에서 맞붙는다면 이를 폭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이같은 발언에도 디샌티스 주지사를 '훌륭한 사람(fine guy)'으로 칭하며 둘 사이 관계가 나쁘지는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날 중간선거에서 디샌티스 주지사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고 밝혔다.

그는 8일 자택이 있는 폴로리다 팜비치 인근 투표에서 기자들과 만자 디샌티스 주지사에게 투표했는지 묻는 말에 "그렇다"고 답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경쟁자인 찰리 크리스트 민주당 후보에 크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트럼프는 오는 15일 화요일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중대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트럼프가 오하이오주에서 유세를 하던 중 나왔으며 그 발표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대권 재도전이 선언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 플로리다주 하원의원 선거, 25세의 민주당 프로스트 당선 

미국 중간선거에서 플로리다주 하원의원에 민주당 후보 맥스웰 알레한드로 프로스트(25)가  공화당의 캘빈 윔비시 (72)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었다고 AP통신 등 미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총기규제 강화와 사회정의를 위한 활동가로 일해온 25세의 프로스트는 이 지역구의 민주당 발 데밍스 하원의원이 이번 선거에서 상원의원직에 도전,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대결에 나서면서 그의 자리인 하원의원직에 출마하게 되었다. 

프로스트는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 March For Our Lives )의 전 조직자이며 총기규제 강화와 낙태권 보호를 위한 활동가이다.  1990년대 말에서 2010년대에 출생한 Z세대 주자로 알려졌고 하원의원 출마 연령의 하한선인 25세의 후보였다.

  

라이벌인 윔비시는 육군 그린베레 출신의 72세 노병으로 자칭 " 크리스찬, 보수파,  헌법주의자"의 기치를 걸고 출마했다. 

플로리다주는 공화당의 공격 선봉인 론 드산티스 주지사의 맹렬한 지원에 힘입어 공화당 후보들이 약진하고 있는 가운데  최소 6명의 초선 의원이 이번 중간 선거에서 연방 하원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플로리다주는 하원에서 공화당이 16석,  민주당이 11석을차지했다. 하지만 인구 증가에 따라 이번에는 플로리다주 의석이 28개로 늘었다. 

  

민주당의 스테파니 머피 하원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재선 출마를 포기, 공화당 의원후보에게 기회가 넘어갔고 남부 플로리다주에선 테드 도이치 현의원이 은퇴하면서 23구역 민주당 후보에게 길을 터주었다. 

  탬파 지역인 15선거구에서는 공화당의 전 플로리다주 국무장관 출신 로렐 리 후보와 민주당의 앨런 콘이  격렬한 선거전을 치렀지만 의석은 공화당에 넘어갔다. 

마이애미 지역인 27선거구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 사이에 가장 박빙의 승부로 승패가 여러 차례 뒤집혔지만 플로리다주 대부분 지역에서는 현역 연방하원의원들 대부분이 워싱턴으로 복귀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에는 현재 연방 수사대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인 매트 가에츠,  탬피 지역 선거구에서 이긴 민주당의 캐시 캐스터의원,  공화당의 벤 부커넌의원,  민주당의 전 전국위원장이었던 데비 바서만 슐츠 의원도 포함되어 있다. 

이번 선거에서 선거전 없이 재선에 성공한 공화당의 존 러더포드는 듀벌 카운티 보안관 출신으로 다시 한번 북 플로리다주 5번 선거구에서 하원의원에 당선했다. 

이번 선거에서 플로리다 유권자들의 4분3은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플로리다주 유권자 3200명을 대상으로 한 AP통신의 보트캐스트 설문조사결과 드러났다.  

또 조사 대상자의 절반은 미국이 당면한 최대의 중요 문제가 경제와 일자리라고 대답했다.  대다수는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플레이션이라고 답했다. 

또 유권자 10명 가운데 거의 7명은 로 앤 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대법원의 낙태 불허 판결 역시 이번 선거의 주요 쟁점이라고 대답했다.

▶美중간선거 출구조사서 유권자 10명 중 7명 "미국 상황에 화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정운영 중간평가 성격인 중간선거가 8일(현지시간) 실시된 가운데 유권자 10명 7명은 "미국의 상황에 불만이 있다"고 답했다.

CNN은 이날 에디슨리서치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 유권자들 중 다수가 국가 상황에 대해 불만족스러워하고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10명 중 7명은 미국의 상황에 만족하지 못한다(39%)거나 불만족을 넘어 현 상황에 화가 난다(34%)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은 45%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18년 중간선거 직전 지지율(45%)과 같았다.  

유권자들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6%는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이 미국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답했고 36%는 그의 정책이 미국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답했다. 차이가 없다는 답변은 16%였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인플레이션이(32%)를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았다. 이어 낙태(27%), 범죄(12%), 총기정책(12%), 이민(10%)이 그 뒤를 이었다.

미 경제를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전망은 암울했다.

유권자들 중 4분1만이 현 경제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나머지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좋지 않다'는 36%, '가난하다'는 39%였다. 

또 유권자들 중 46%는 지난 2년간 가계 재정상황이 나빠졌다고 답변했다. 더 나아졌다는 답변은 18%에 그쳤다. 인플레이션으로 지난 한해 어려움을 겪었다는 응답도 전체의 4분의 3을 넘었다.

한편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상원 100석 중 35석, 하원 435석 전체, 50개 주 가운데 36개 주의 주지사를 뽑는다.  공화당이 선거를 통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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