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사진 = YPC, 유니버설뮤직 제공)
조용필. (사진 = YPC, 유니버설뮤직 제공)

[김승혜 기자]  "내가 지금 이세상을 살고 있는 것을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이야 / 구름인가 눈인가 저 높은 곳 킬리만자로 / 오늘도 나는 가리 배낭을 매고 산에서 만나는 고독과 악수하며 그대로 산이 된들 또 어떠리"(양인자가 작사한 조용필 '킬리만자로의 표범' 중) 

 "두려움 없이 열어봐 / 여기 펼쳐진 / 세렝게티처럼 넓은 세상에 / 꿈을 던지고 예~ / 그곳을 향해서 뛰어가보는 거야 /드 넓은 초원에 서서(김이나가 작사한 조용필 '세렝게티처럼' 중)

21세기에도 질주 중인 더 젊어진 킬리만자로 표범. 9년 만에 신곡을 낸 '가왕' 조용필(72)의 행보를 압축하면 이렇다. 

18일 소속사 YPC와 음원 유통사 유니버설뮤직에 따르면, 조용필은 이날 오후 6시 '로드 투 20-프렐류드 1(Road to 20-Prelude 1)'을 공개했다.  

이번 싱글 제목 '로드 투 20-프렐류드 1'에서 20은 정규 20집을 뜻하는 것으로, 내년 말 발매를 목표로 작업 중인 정규 20집의 리드 싱글 개념이다.  '서곡'이란 뜻의 프렐류드 역시 20집의 전주곡의 의미를 더한다. 지난 50여년 간 총 19장의 정규 앨범을 낸 조용필이 싱글 형태로 신곡을 발표하는 것은 데뷔 54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에 발표한 신곡 '찰나'와 '세렝게티처럼'은 해외 프로듀서가 작곡하고 작사는 김이나가 참여했다.

'찰나'는 모든 것이 바뀌는 운명적인 순간, 그 찰나를 포착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스타일리시한 사운드 디자인과 조용필의 감각적인 코러스가 어우러진 팝 록 장르다. 

김이나는 "가장 한결같아 보이는 사람에게 변화가 일어나는 건 찰나 때문"이라며 "그리고 어떤 찰나는 사람과 사람 간의 거대한 우주를 새로 만들기도 한다"고 전했다.

조용필의 이번 신곡의 작곡엔 해외 작곡가가 참여했다. 2013년 발매한 정규 19집 수록곡이자 음원차트를 휩쓴 '바운스'와 '헬로' 역시 외국 작곡가가 참여했었다. 이번에도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들인데 팝, 일렉트로니카 계열의 작곡가들이다. 두 곡 모두 조용필이 편곡자로 참여해 록 요소를 도입해 근사한 팝 록이 됐다. 

이 곡들은 조용필이 4년 만인 오는 26~27일·12월 3~4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KSPO DOME·옛 체조경기장)에서 여는 콘서트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에서 들려줄 예정인데, 밴드 라이브에서 더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킬리만자로의 표범'에서 내레이션을 들려준 조용필은 이번 찰나에선 짧지만 멜로디 랩도 선보인다. 19일 오전 6시 기준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의 발매 4주내 톱100 차트에서 '찰나'는 54위, '세렝게티처럼'은 77위를 기록했다. 인기 아이돌 그룹의 곡들의 차트 내 붙박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호성적이다.  

이번엔 노랫말과 선율뿐만 아니라 곡을 선보이는 방식도 젊다. 정규만을 발매해 온 조용필의 시대의 흐름에 발 맞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싱글 제목 '로드 투 20-프렐류드 1'에서 20은 정규 20집을 뜻하는 것으로, 내년 말 발매를 목표로 작업 중인 정규 20집의 리드 싱글 개념이다. '서곡'이란 뜻의 프렐류드 역시 20집의 전주곡의 의미를 더한다. 지난 50여 년간 총 19장의 정규 앨범을 낸 조용필이 싱글 형태로 신곡을 발표하는 것은 데뷔 54년 만에 처음이다. 조용필은 이번 신곡 발표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엔 20집의 일부 곡들을 담은 미니앨범(EP)도 계획하고 있다.

이처럼 조용필은 가왕의 풍모를 잃지 않고 품위를 유지하면서 시대와 어깨동무하고 있다. 가왕의 자리를 여전히 공고히 할 수 있는 이유다. 에이핑크 정은지가 솔로 리메이크 앨범에서 자신의 대표곡 '꿈'을 리메이크하고 싶다고 요청했을 때 그녀가 부산에서 상경해 타향살이를 하고 있으며 이런저런 사연을 갖고 있다는 스토리텔링을 듣고 허락했다. 젊은 세대를 부단히 이해하려는 노력도 멈추지 않고 있다.

한편 조용필은 김 작사가에게 세렝게티를 주제로 한 가사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고 한다. 조용필은 1998년 아프리카 탄자니아 정부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이듬해 탄자니아 정부의 초청을 받아 아내 고(故) 안진현 씨와 함께 현지를 방문해 킬리만자로와 세렝게티 국립공원 등을 돌아보기도 했다. 이후 그는 "탄자니아 여행에서 감동받았던 세렝게티 평원을 소재로 한 노래를 만들어 부르고 싶다"는 바람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싱글에 같이 실린 '찰나'에도 조용필의 더 젊고 밝아진 모습이 묻어난다. 모든 것이 바뀌는 운명적인 순간, 그 찰나를 포착했다. 역시 김이나 작사가가 노랫말을 지었다. 그는 "멜로디랩도 있는 꽤나 파격적인 데모였다. 캡처한 구간(재미없기로 소문났었던 내가 / 썰렁한 말에 실없이 웃고 많이 들뜨네 등)은 내심 조마조마하며 썼던 마음에 드는 파트인네 선생님의 실제 모습을 토대로 나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1968년 록그룹 '애트킨즈'로 데뷔한 조용필은 1976년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스타덤에 올랐다. 1980년 '창밖의 여자' '단발머리' 등이 수록된 1집으로 국내 첫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가왕' 자리에 올랐다. 팝 발라드부터 트로트, 민요, 가곡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울러 왔다.

이처럼 조용필은 가왕의 풍모를 잃지 않고 품위를 유지하면서 시대와 어깨동무하고 있다. 가왕의 자리를 여전히 공고히 할 수 있는 이유다. 에이핑크 정은지가 솔로 리메이크 앨범에서 자신의 대표곡 '꿈'을 리메이크하고 싶다고 요청했을 때 그녀가 부산에서 상경해 타향살이를 하고 있으며 이런저런 사연을 갖고 있다는 스토리텔링을 듣고 허락했다. 젊은 세대를 부단히 이해하려는 노력도 멈추지 않고 있다.

한편 조용필은 칠순이 넘는 나이에도 평소 골프 등으로 다져진 체력을 과시하고 있다. 여전히 매일 운동을 하며 기초 체력을 다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와 함께 히트곡을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 제작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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