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사일의 기적
루사일의 기적

[김승혜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를 꺾으며 2022 카타르월드컵 최대 이변의 스토리를 썼다. 사우디아라비아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유력 우승후보인 아르헨티나를 꺾고 역전승을 거든 것. 

사우디는 22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를 2대 1로 물리쳤다. 세계랭킹 51위 사우디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세계 3위 아르헨티나를 꺾으며 대역전의 드라마를 썼다.

대이변을 연출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며 국경일을 선포했다.

22일(현지시각) 인디펜던트, 가디언, ESPN 등에 따르면,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은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경기 다음날인 23일을 공휴일로 선포했다.

사우디 정부는 이번 공휴일은 모든 공무원과 민간 부문,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우디 국민들은 다음날을 걱정할 필요 없이 아르헨티나를 꺾은 기쁨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됐다.

반면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민들이 22일(현지시간) 패배의 충격에 휩싸였다.

아르헨티나는 1978년 자국 개최 월드컵과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우승한 이력이 있다. 1986년 활약했던 디에고 마라도나에 이어 이번 대회에는 세계적인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가 출전, 세 번째 우승을 노렸지만 첫 문턱에서 좌절된 것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 응한 학생 니콜라스 레아르테(21)는 "아무리 비관적인 팬이라도 대비하지 못한 예상 밖의 충격"이라며 "빨리 털고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시간으로 오전 7시(한국시각 오후 7시) 경기 시작을 앞두고 현지는 축제 분위기였다. 경기를 보기 위해 축구팬들은 아침 일찍부터 패스츄리집에 긴 줄을 섰다. 

축구에 대한열정이 대단한 만큼 학교와 직장에서도 각각 등교·출근 시간을 미뤄주기도 했다.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광장에 모인 팬들은 메시가 선제골을 넣자 환호했지만, 후반전 사우디가 두 개의 골을 빠르게 넣자 조금씩 침묵하고 신음하기 시작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어 "부에노스아이레스 거리에서는 충격을 딛고 일어나려는 시민들의 모습이 역력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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