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1일(현지시간) 오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에 마련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 전 선수들을 불러모아 대화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1일(현지시간) 오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에 마련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 전 선수들을 불러모아 대화하고 있다.

[김승혜 기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포르투갈전을 앞두고 있다. 한국 축구에 약속의 땅이자 기적의 땅으로 불렸던 카타르가 이번에도 한국에 기적을 선사할지 주목된다.

1994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최종전에서 한국의 극적인 월드컵 본선행이 확정된 곳이 바로 카타르 도하였다. 

당시 최종예선 최종전을 앞두고 있던 한국은 4전 1승2무1패 승점 4점(당시는 이기면 승점 2점)에 골득실 차 +2점으로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3위라 본선 자력 진출이 어려웠다. 당시 2승1무1패(승점 5점, 골득실 차 +3)로 승점과 골득실에서 모두 한국보다 앞서 있던 일본과 1승3무(승점 5점, 골득실 차 +1)였던 사우디는 최종전에서 이기면 무조건 본선 진출을 확정하는 상황이었다.

한국은 최종전인 북한전에서 2골 차 이상으로 이긴 다음 일본과 이라크, 사우디와 이란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했다. 일본과 사우디가 비기거나 져야만 한국이 본선에 나갈 희망이 있었다.

최종전 세 경기는 1993년 10월28일 카타르 도하에서 일제히 열렸다. 한국은 북한에 3-0으로 이겼고 사우디도 이란에 4-3으로 이겼다. 이제 남은 것은 일본-이라크전이었다.

일본은 2-1로 앞서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런데 후반 종료 10초 전 이라크 수비수 옴란 자파르가 2-2를 만드는 헤더 동점골을 터뜨렸다. 

2-2로 비긴 일본은 승점 1점을 얻는 데 그쳤고 한국은 2점을 쌓아 양국 다 승점은 6점이 됐다. 한국은 골득실 차에서 +5를 기록해 +3을 유지한 일본을 제치고 2위에 올라 극적으로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냈다.

29년이 흐른 2022년 12월에도 카타르 땅에서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한국은 포르투갈과 가나에 뒤져 조 3위에 머물고 있다. 한국은 포르투갈을 반드시 이겨야 하고 동시에 가나와 우루과이는 승점을 덜 쌓아야 하는 복잡한 방정식이 성립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이 포르투갈을 이겨도 우루과이가 가나를 이기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도 한국이 독일을 2대0으로 꺾었지만 멕시코가 스웨덴에 지는 바람에 한국이 조 3위로 밀려났다.

만약 우루과이와 가나가 비긴다면, 한국은 포르투갈에 2점 차 이상으로 이겨야 한다. 현실적으로 어렵다. 우루과이가 가나에 1대0이나 2대0, 2대1 등 스코어로 이겨야, 한국이 포르투갈에 1점 차 승리만 거둬도 16강에 오를 수 있다. 우루과이가 큰 점수 차로 가나를 이기면 우리의 16강행은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운도 실력이다'라는 말이 오늘 포루투갈전이 끝나고 나왔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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