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처리안 강행 처리를 반대하는 피켓팅을 하며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처리안 강행 처리를 반대하는 피켓팅을 하며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심일보 대기자]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두세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군이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이미 거론된 주요 당권주자들은 지난 주부터 전국 순회, 강연 일정을 소화하며 존재감 알리기와 민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대 일정 및 방식 논의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내년 1월초까지 전당대회 일정을 확정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전당대회준비위원회와 당헌·당규개정특위를 가동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004년부터 ‘당원70% 대 일반국민여론조사 30%’로 대표를 선출해왔다. 그러나 이번 전대를 앞두고 당내에서는 ‘친윤’ 인사들을 중심으로 당원 투표 비율을 최대 ‘90%’까지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당의 주인’인 당원 투표 비중을 확대해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이른바 ‘역선택’ 등 부작용을 줄여야 한다는 명분이지만 이른바 '당심'과 '윤심'을 확고히 하자는 의도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주된 관심은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의 한축을 담당할 여당 대표에 누가 선출 되느냐일 것이다. 윤 대통령의 리더십을 확고하게 지원할 수 있는 친윤 친정체제의 출범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3일 오후 대구 수성대학교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 토론회에서 거론되는 당권주자들에 대해 "총선을 승리로 이끌 사람이 있느냐 이런 고민이 있다"며 "다들(당원들) 성에 차지 않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뽑히는 당 대표가 2024년 총선 공천과 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하는데 이길 수 있는 확신이 있는 사람이 안 보인다는 게 당원들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의 자격으로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이외의 최고위원 전원이 수도권 출신이다. 또 국회의원 지역구 절반이 수도권에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 대처가 되는 대표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대표여야 하고 공천에 휘둘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권 도전을 선언한 황교안 전 대표, 김기현·윤상현·조경태 의원과 출마가 예상되는 권성동 의원,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권영세 통일부장관 등의 이름을 거론하며 "이 조건(자격)을 맞추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 이런 의문이 있어서 다들 성에 차지 않아한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국민의힘 당 대표 차출설이 등장했다. 당장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알려진 한 장관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 즉 윤심에 시선이 쏠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측은 언론을 통해 “새 정부 초창기에 법무부 장관이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무슨 당 대표 차출이냐’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사실상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설명했다.

당사자인 한동훈 장관 역시 지난 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요한 할 일이 많기에 장관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분명히, 단호하게 말씀드린다”며 자신에 대한 정치권 ‘차출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한 장관의 당 대표 차출설이 뜬금없는 얘기로만 흘려보기엔 뭔가 냄새가 난다. 일종의 '작전'이란 느낌이다. 

'尹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호영 원내대표는 후보군 누구도 자신의 성에 차지 않는다고 하였으나, 이는 엄청난 망발이다. 당 대표가 원내대표 기분 맞춰주는 자리는 아니기 때문이다. 누구나 실수하며 살아가듯이 그의 실언도 그런 차원에서 이해해줄 수는 있다"고 그간 논란을 정리(?)했다.

그러면서 '새로 뽑힐 당 대표는 과연 어떤 후보가 적합할까?'란 화두를 던졌다. 그는 "차기 당 대표는 최소한 두 가지의 조건에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고 못 박았다.

"첫째 그는 대선주자가 아니어야 한다. 대선주자로 나설 이는 그 다음 즉 2025년에 당 대표가 되어 1년 정도 하다 중도사퇴한 뒤 2027년 대선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윤석열 정부가 잘하고 못하는 점이 모두 있으나, 우리는 이 정부가 야당의 의회지배 등 온갖 어려운 상황에서 지금 너무나 힘겹게 국정운영을 해나가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대선주자가 당 대표가 되면 그 동력을 많이 갉아먹을 수밖에 없다. 그러면 힘이 분산될 윤 정부의 실패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최근의 선거에서 보듯이, 한국의 유권자는 대체로 보수와 진보가 30, 나머지가 중도층으로 40을 차지하나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중도층이 보수나 진보 양쪽으로 흡수되어 간다. 그러므로 선거 승패의 요체는 과연 어느 쪽에서 중도층을 많이 흡수하는가에 달린다. 집토끼도 중요하겠으나, 산토끼를 잡을 묘책을 제시할 수 있는 후보가 당 대표로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중도층 민심을 끌어당길 아젠다는 망국병인 양극화의 완화, 저출산의 해결, 국민적 불신의 대상인 사법체제의 정비,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공정사회의 실현’ 등 많이 있다. 이러한 아젠다를 보다 성실하게 제시하고 정책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당 대표가 결국 총선승리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신 변호사는 "이상 두 가지의 조건을 갖춘 후보가 차기 국힘당 대표가 되어 곧 닥쳐올 총선을 잘 컨트롤하여 운동권세력을 약화시키고, 민족의 장래를 열어가는 역사적 임무를 충실히 다하기를 기다린다."고 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낙점한 사람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윤심'을 잡고 '중도' '수도권 민심'을 잡을 후보가 누군지 찾아보면 결국 '한 사람'으로 좁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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