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국산 AI반도체 활용 'K-클라우드 추진방안' 발표
국산 AI 반도체 3단계 고도화…NVM PIM으로 '극저전력'까지 추진
AI 반도체 실제 활용 위한 SW 예타 추진…IDC서 직접 실증한다
민·관 협업 위한 'K-클라우드 연합' 출범…대학원 신설해 인재 양성

인공지능(AI) 반도체 이미지. (사진=정보통신기획평가원)
인공지능(AI) 반도체 이미지. (사진=정보통신기획평가원)

[정재원 기자] 정부가 세계 최고 수준에 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개발하고 데이터센터(IDC)를 통해 이를 직접 실증하는 'K-클라우드'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오는 2030년까지 1조 원 이상의 예산을 쏟아부어 과거 메모리 반도체 부분에서 세계 최고의 역사를 AI 반도체를 비롯한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 다시 써내린다는 포부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2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AI 반도체 최고위 전략대화'를 주재하고 국산 AI 반도체를 활용한 'K-클라우드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추진 방안은 지난 9월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구상 발표 이후 범정부 차원에서 수립된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의 이행을 위해 마련됐다.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저저력 국산 AI 반도체를 개발해 데이터센터에 적용함으로써 국내 클라우드 경쟁력을 높인다는 목표다.

◆3단계에 걸친 국산 AI 반도체 고도화로 미국 잡는다…8,262억 투자

 반도체는 데이터센터의 성능 강화를 위한 핵심 요소인데, 실제로 아마존(AWS) 등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은 자사 전용 AI 반도체를 적극 개발·적용함으로써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국산 AI 반도체는 3단계에 걸쳐 고도화될 예정이다. 기존 AI 반도체 사업을 종합·체계화해 2023~2030년에 걸쳐 총 8,262억 원(예타 기준)을 투자하는 고도화 로드맵이 완성됐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진행되는 1단계 계획에서는 현재 상용화 초기 단계에 있는 국산 NPU(신경망처리장치)를 데이터센터에 적용하고 레퍼런스 확보 및 초기 시장을 창출한다. 

이후 2단계(`26~`28)에서는 DRAM(D램) 기반 상용 PIM(프로세싱 인 메모리)과 국산 NPU를 접합해 외산 GPU급 성능을 저전력으로 구현할 계획이다. 마지막 3단계(`29~`30)에서는 비휘발성 메모리(NVM)을 활용해 아날로그 MAC(곱셈누적) 연산 기반의 PIM을 개발해 극저전력까지 추진하게 된다. 

반도체 성능 강화의 기본 명제는 연산 속도를 높이고 소모 전력을 낮추는 것이다. PIM과 같은 AI 반도체는 기존의 반도체 구조와 달리 메모리와 프로세스를 아예 통합시키면서 데이터 이동 과정에서 낭비되는 시간과 전력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같은 기술 고도화를 통해 2030년까지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의 국산 AI 반도체 점유율을 80%까지 끌어올리고, 국내 AI 반도체 기술 수준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국의 AI 반도체 기술은 관련 기술의 최강국인 미국의 89.2% 수준에 그치지만, 2030년에는 미국과 같은 수준에 도달한다는 목표다.

◆데이터센터 직접 적용 위한 SW 개발 예타도 진행

 이같이 개발된 국산 AI 반도체를 데이터센터에 적용하기 위한 소프트웨어(SW) 개발 예타 사업도 진행된다. 

기존 AI 반도체 사업들은 프로세서(하드웨어·HW) 개발을 목표로 진행된 만큼 AI 반도체의 적용을 위해 필요한 SW 개발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AI 반도체 연구개발(R&D) 사업 예산인 1,037억 원 가운데 SW 사업 예산은 약 9.6% 수준에 그친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NPU·PIM 등을 단계별로 고도화한 국산 AI 반도체를 데이터센터에 적용하기 위한 신규 예타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직 예타 사업 예산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국산 AI 반도체 개발 사업과는 별도로 최소 수백억 원 이상의 예산이 책정될 전망이다.

SW 예타사업를 통해서는 국산 AI 반도체에서 딥러닝 등 AI 알고리즘을 초고속·극저전력으로 실행하는 컴파일러·라이브러리·AI 모델 자동 병렬화 기술 등과 이를 상용 클라우드에 적용하기 위한 가상머신(VM) 및 컨테이너·가상 서버 클러스터 기술 등이 개발된다.

◆데이터센터서 국산 AI 반도체 직접 실증…1단계서만 1,000억 원 투입

 국산 AI 반도체를 단계별로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이를 데이터센터에 적용하고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실증사업도 함께 진행된다. 각 단계별로 데이터센터를 NPU 팜(1단계), PIM 팜(2단계), NVM-PIM 팜(3단계)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1단계 실증사업은 신규로 진행되는 국산 NPU 데이터센터 구축사업과 기존의 AI·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사업을 연계해 내년에만 428억 원, 2025년까지 3년 간 약 1,000억 원이 투입된다. 2~3단계 실증사업 예산 또한 아직 기획재정부와 과기정통부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기술이 더 고도화되는 만큼 1단계 이상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실증사업에서 AI·클라우드 서비스는 사회·경제적 파급력과 수요가 높은 안전·보건·교육·국방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우선 추진된다. 이후 서버형 AI 반도체(스마트홈·핀테크 등)과 엣지형 AI 반도체(자율차·가상현실 등)와 같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주요 분야까지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K-클라우드 연합으로 민·관 협업 강화…AI 반도체 대학원도 만든다

 과기정통부는 국산 AI 반도체 기반의 K-클라우드 구축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에 앞서 민·관 협업 창구 마련 및 주요 과제 발굴을 위해 '국산 AI 반도체 기반의 K-클라우드 얼라이언스(연합)'를 구성하기로 했다. K-클라우드 얼라이언스에는 AI 반도체 기술과 관련한 기업·협회·정부·연구기관 등 40여 개 기관으로 시작하며, 향후 범위를 더 넓혀갈 계획이다.

아울러 AI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기관도 마련된다. 내년부터 AI 반도체 기업과 대학이 협력해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AI 반도체 대학원'을 총 3개교 신설해 현장에 필요한 설계역량을 갖춘 최고급 인재를 양성한다.

2·3단계의 국산 AI 반도체 개발 과정에서는 PIM의 고도화·실증을 위해 메모리 반도체 대기업과 산·학·연 간의 기술 연계 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PIM HUB(설계연구센터)'의 역할이 보다 커질 예정이며, 관련 분야의 협업 강화를 위해 R&D 지원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조직도 강화된다.

이종호 장관은 "우리나라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AI 시대의 핵심 기반 기술이자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AI 반도체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육성할 수 있다"며 "K-클라우드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AI 반도체 및 클라우드 경쟁력을 높여 국민들이 보다 좋은 AI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산·학·연이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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