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뱅크먼-프리드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 FTX 창업자.

[정재원 기자] 최근 파산 신청을 한 세계 3위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바하마에서 체포되면서 그에 대한 법적 조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현지시간) CNN,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 남부연방지방검찰청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사기 중 하나"라며 뱅크맨-프리드를 사기 등 8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검찰이 공개한 공소장을 살펴보면 뱅크먼-프리드는 투자자와 대출기관 및 당국을 속이는 사기와 자금 세탁, 선거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가 있다. 

FTX와 가상화폐 투자 계열사인 알라메다를 설립한 뱅크맨-프리드는 알라메다가 부채를 갚을 수 있도록 FTX 고객 자금을 몰래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다른 사람들과 공모해 FTX 고객과 투자자들을 속이는 음모를 꾸몄고, 그 돈을 유용해 알라메다의 부채를 지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알라메다의 실제 재정 상태에 대해 대출기관에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또한 고객의 돈으로 벤처 투자, 호화 부동산 구매, 대규모 정치 기부를 한 혐의도 받는다. 

공소장에는 뱅크먼-프리드가 법적 허용금액을 초과한 정치자금을 뉴욕 남부 지역 후보자와 위원회에 기부해 연방선거법을 위반했다는 혐의가 적시돼 있다. 

FTX 본사가 있는 바하마의 규제당국이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FTX가 바하마에서 사들인 부동산은 35곳으로 2억5,630만 달러(3,300억 원)를 지출했다. 

바하마 당국은 FTX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미 델라웨어주 파산법원에 파산보호 절차 중단을 요청했다. 바하마는 "바하마 법은 바하마 회사에 대한 외국의 파산 절차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파산보호 절차를 중단하고 바하마 당국이 부동산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NN은 "의회의 법정 최고 형량 지침에 따르면 뱅크맨-프리드는 기소장에 적힌 8가지 혐의가 모두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11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FTX 파산에 김정은도 '휘청'

한편 암호화폐 거래소 FTX 파산으로 북한의 ‘용돈벌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관측이 나왔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로 외화벌이 통로가 막히자, 해킹을 통해 1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를 훔치고 이를 핵과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데 사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29일(현지시간) 외교전문매체 ‘디플로맷’에 'FTX 붕괴가 북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싣고 "FTX 파산을 계기로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면서 주요 돈벌이로 가상화폐에 의존했던 북한의 전략에 큰 차질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포브스도 최근 북한이 암호화폐 거래소와 암호화폐 관련 기업 해킹을 통해 외화를 벌어왔기 때문에 FTX 파산으로 인한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암호화폐 가치가 폭락하면서 북한의 자산가치가 줄어든데다가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나 보안이 강화되면서 해킹과 암호화폐 현금화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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