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 2022년은 그 어느 해 보다 '다사다냔'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며 '용산 시대'의 문을 열었다. 취임 한 달 만에 치른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17개 광역단체장 중 12곳을 휩쓸며 지방권력의 변화를 가져왔다.

사회적으로는 이태원 참사로 158명의 가족·이웃을 가슴에 묻어야 했고 100년 만의 '물폭탄'으로 서울이 잠겼다 북한은 ICBM 등 각종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긴장의 수위를 한층 높였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을 재수사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을 줄줄이 구속, 그 창끝을 이 대표에게 겨눴다. 연말에 이르면서 카타르에서 쾌보가 날라들었다. 한국 축구가 카타르 월드컵에서 12년 만에 16강에 진출하는 '승전보'를 전했다. 시사플러스에서 올해 10대 뉴스를 정리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 막 오른 '용산시대'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월 대선에서 48.5%의 득표율로 당선되면서 5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5월 용산시대가 개막됐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나라를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소통을 강조하며 맞이한 용산 시대의 상징은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이었다. 정제되지 않은 답변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각종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것은 신선한 변화였다. 하지만 도어스테핑은 11월18일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 사이 설전이 벌어진 뒤 중단된 후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이태원 참사…158명 떠나보냈다

지난 10월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158명이 사망하고 196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핼러윈을 즐기려는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폭이 4m 안팎으로 좁고 경사가 심한 비탈길 골목으로 사람이 쏠리면서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희생자 대부분이 20, 30대였으며, 외국인 희생자도 26명이었다. 이 사고는 304명이 사망한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국내 최대 인명 사고다. 

참사 4시간 전부터 압사를 언급하는 다수의 신고가 있었지만, 경찰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태원에 10만 명이 넘게 모일 것으로 예견하고도 배치된 경찰력은 137명에 불과했다.

참사 5일 만에 경찰청은 특별수사본부(특수본)를 구성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나섰다. 9일 기준 경찰과 소방, 구청 관계자 21명을 입건했지만, 주요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가 기각되고, 서울시나 행정안전부에 대한 수사가 미진해 비판받는 상황이다.

◇여당, 지방선거 압승…지방권력도 뒤집혔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압승했다. 이에 따라 여권이 중앙 정부에 이어 지방정부까지 장악하게 되면서 정국 주도권을 잡았다.

국민의힘은 전국 226곳의 기초단체 중 146곳(서울 17곳, 경기 22곳 포함)에서 우위를 보여 62곳에서 앞선 민주당을 크게 이겼다. 이로써 전국 풀뿌리 지형도 2018년 지방선거(민주당 151곳, 자유한국당 53곳)와 반대로 국민의힘의 압도적 우세로 전환됐다. 

특히 서울 구청장 선거에서는 4년 전 25개구 중 서초구 단 한 곳만을 이겼던 국민의힘이 17개 구에서 앞섰다. 31개의 기초단체장이 있는 경기 역시 2018년 민주당이 29곳에서 승리했지만 이번에는 국민의힘이 22곳에서 앞섰다. 

◇드러나는 '대장동·위례 개발 의혹' 실체…이재명의 위기

검찰이 윤석열정부 출범과 함께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전면 재수사에 돌입했다. 위례 사업 인·허가 과정 전반까지 수사범위를 확장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정조준하고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가 연일 폭로전에 나서며 수사는 새국면에 들어섰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잇따라 구속해 재판에 넘긴 검찰의 시선은 이 대표를 향해 있다. 두 최측근의 협조 가능성이 낮은 만큼 혐의를 입증할 물증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자금 용처 규명 여부에 따라선 대선자금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 실장과 이 대표를 '정치적 동지'로 규정한 검찰은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도 투트랙으로 진행 중이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정 실장과 이 대표를 공모관계로 특정한 상태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맞닿아 있는 쌍방울그룹 비리 수사 역시 이 대표까지 수사가 확장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금리 폭등…주가도 집값도 '추풍낙엽'

올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주요국들의 긴축 기조가 이어졌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가가 9%를 넘어서자, 3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기준금리의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속도는 대출심리를 냉각시키며 부동산시장에 흐르던 유동성을 빠르게 회수했다. 지난해 수십억원대를 호가하던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값은 대출에 기댄 실수요층이 빠르게 증발하면서 호가만 유지하다 하반기 들어 수억원대 하락세를 보인다. 

집값불패로 불렸던 강남권도 낙폭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세종, 동탄 등 상승폭이 컸던 지역은 매수자를 찾기 힘든 상황이 됐다. 주간 집값 하락폭과 주택매수심리가 매주 최대치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정부도 서둘러 연착륙 대책에 힘을 쏟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 힘으로 우주의 문 열었다…'누리호' 발사 성공

6월21일 전라남도 고흥은 한반도의 끝이 아니라 한국이 우주로 나아가는 시작점이 됐다. 우리 나라가 독자 개발한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가 두 번째 시도에서 임무를 완성하는 쾌거를 거둔 것이다.

누리호는 지난해 1차 발사에서는 엔진이 46초 일찍 작동이 멈추며 최종 임무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2차 발사에서는 고도 700㎞ 목표 궤도에 인공위성을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누리호의 성공으로 한국은 세계에서 7번째로 1톤 이상의 실용 위성을 자력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우주 선진국' 대열에 올랐다. 누리호는 앞으로 반복 발사를 통해 안정적 임무 수행 능력을 검증 받는다.

◇월드컵 16강 쾌거…메시의 아르헨티나 우승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12년 만에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4강 신화를 썼던 2002 한일월드컵 포함하면 통산 세 번째다. 

한국은 벤투 감독의 퇴장, 수비 기둥 김민재의 부상 이탈 등 여러 악재 속에서 H조 최강 포르투갈을 상대로 후반 46분 손흥민의 폭풍 드리블에 이은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결승골을 넣어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그리고 같은 시간 펼쳐진 우루과이-가나의 경기를 가슴 조리며 지켜본 끝에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비록 16강에서 최강 브라질에 1-4로 패하며 도전에 마침표가 찍혔지만 벤투호는 기대 이상의 경기력과 결과를 만들며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큰 울림과 함께, 두고두고 회자될 아름다운 페이지가 작성됐다.

◇북한, 역대 최다 미사일 도발…NLL 이남 낙탄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2022년에도 계속됐다. 북한은 올해 총 32차례에 걸쳐 최소 65발의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역대 최다 미사일 발사를 기록한 것이다. 이 중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총 8발이다. 

이외에도 북한은 고체연료 엔진 실험, 정찰위성 개발 시험발사 등을 강행하며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 전반에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100년 만의 '물폭탄'…서울이 잠겼다

100년 만의 물폭탄에 서울이 잠겼다. 지난 8월8일 밤 중부지방 폭우로 서울 전역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곳곳에서 침수와 누수, 하천범람, 도로폐쇄, 정전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우리나라도 이제 극단적인 기후 변화 영향권에 들어갔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100년 만의 폭우'는 이제 100년 뒤가 아니라 언제라도 서울에 나타날 수 있다. 앞으로 100년 동안 시민의 안전을 어떻게 지켜낼지 고민해야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카카오 먹통…전국이 멈췄다

10월 15일 오후 카카오톡, 카카오T,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 주요 서비스들이 전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경기 성남시 SK(주) C&C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로 입주해 있던 카카오 서버 전원이 차단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카카오는 이곳에 서버 3만2천 대를 뒀으나 이중화 복구 시스템을 제대로 못 갖춰 카카오톡, 카카오페이, 카카오T 등 주요 서비스들이 길게는 닷새 넘게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카카오 계열 서비스가 모두 복구되기까지는 127시간 33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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