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의혹'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23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의혹'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23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신소희 기자] 이태원 참사 당시 부실대응과 정보보고서 삭제 의혹을 받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구속됐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첫번째 구속영장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된 지 18일 만이다.

참사 당시 현장 책임자로서 지휘 및 112신고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는 송모 전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도 구속됐다.

서울서부지법 박원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이 전 서장과 송 전 실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피의자들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볼 상당한 이유가 있고, 피의자들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음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수본은 이 전 서장과 송 전 실장에 대해 한 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지난 5일 기각되자 보강수사를 거쳐 20일 재차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앞서 이 전 서장은 오전 9시30분께 검은색 코트를 입고 마스크를 쓴 채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당시 경찰서장으로서 죄송하고 또 죄송스러운 마음이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부분에 대한 소명을 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사실대로 성실하게 하겠다"고 짧게 답하며 법원 안으로 들어섰다.

이 전 서장은 핼러윈 축제 기간 경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안전 대책 보고에도 사전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와 이태원 참사 당일 현장에 늦게 도착하는 등 지휘를 소홀히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을 받는다.

이번 구속영장에는 참사 당일 오후 11시5분께서야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했음에도 48분 전인 오후 10시17분 도착했다는 허위 내용의 경찰 상황보고서가 작성된 데 관여했다는 혐의(허위공문서작성·행사)도 추가됐다.

특수본은 이 전 서장이 용산경찰서 소속 경찰관 A씨가 작성한 보고서를 보고받고 직접 검토한 뒤 승인까지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송 전 실장은 참사 당시 현장 책임자로서 지휘 및 보고를 소홀히 하고, 112 신고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을 받는다.

한편 박희영 용산구청장, 최모 용산구 안전재난과장은 오는 26일 구속심사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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