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2022.12.13. (사진 = 트위터 캡처)
방탄소년단. 2022.12.13. (사진 = 트위터 캡처)

[김승혜 기자] 2022년은 K팝은 물론 영화, 드라마 등 각종 장르에서 한류의 위상을 새삼 확인한 해다. 

K팝에선 '방탄소년단'(BTS)이 개별 활동을 병행하며 스펙트럼을 넓혔고 '블랙핑크'가 K팝 걸그룹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팬데믹에서 엔데믹 시대로 전환하면서 인기 K팝 그룹들의 월드 투어도 본격화됐다. 

영화에선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이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드라마에선 '오징어 게임'이 에미 상을 휩쓸었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재벌집 막내아들'이 열풍을 일으켰다. 

전 세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콘텐츠들이지만 그보다 많은 이들이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가운데도 마음이 꺾이지 않도록 위로, 용기, 희망을 준 것에 더 방점이 찍힌다. 이를 중심으로 올해 10대 연예 뉴스를 뽑았다.

◇방탄소년단 챕터 2 열다

 지난 13일 진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멤버들의 군 복무가 순차적으로 시작됐다. 동시에 제이홉, RM 등이 첫 공식 솔로 정규 앨범을 발매하는 등 솔로 활동으로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진은 첫 솔로 싱글에서 브릿팝밴드 '콜드플레이'와 협업했고, 정국은 K팝 가수 최초로 다른 나라 월드컵 개막식 무대를 꾸민 동시에 월드컵 주제곡도 발표했다. 멤버들과 하이브는 2025년 완전체 활동 재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올해 팀 단위로 활동을 많이 하지 않았음에도 지난 6월 발매한 앤솔러지 앨범으로 연말 각종 차트에서 상위권에 진입하는 등 여전히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K-웨이브, 몰아치다…에미 시상식 휩쓴 '오징어 게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오스카를 휩쓸었을 때, 그래도 그건 아예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매우 좁긴 해도 아카데미에는 비집고 들어갈 틈이라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에미 시상식은 완전히 불가능한 일이라고 여겨졌다. 일단 미국에서 방송된 TV쇼만 후보에 오를 수 있는 행사이지 않나. 그런데 이 철옹성 같던 벽을 '오징어 게임'이 단번에 허물어버릴 줄은 몰랐다. 감독상·남우주연상 포함 6관왕. 드라마 관련 모든 최초 기록을 다시 쓴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 드라마 판도를 완전히 바꿔놨다. 그리고 황동혁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다음 번에 에미 시상식에 올 땐 작품상을 받겠다"고 선언했다. 황 감독의 이 말이 K-웨이브의 현재 위상을 보여준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경제효과 1조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 드라마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우영우'(박은빈)가 진정한 변호사로 성장하는 이야기다. 영우는 사회적 편견을 이겨내고,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봐 힐링을 줬다. ENA가 SKY TV, 미디어지니와 손잡고 재론칭한 지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채널 인지도가 낮은 상태였다. 시청률 0.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 16회 17.5%로 막을 내렸다. 세계 넷플릭스 TV쇼 부문 5위에 오르는 등 해외 반응도 뜨거웠다. 제작사 에이스토리는 우영우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1조 원 이상으로 봤다. 2020년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핫 100'에서 '다이너마이트'로 1위에 올랐을 때 경제효과와 비슷한 수준이다.

◇마침내…박찬욱 '헤어질 결심' 칸영화제 감독상

 박찬욱 감독의 새 영화 '헤어질 결심'이 지난 5월에 열린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이로써 박찬욱은 칸에서 최고 상인 황금종려상을 제외한 3개 상 심사위원대상·심사위원상·감독상을 모두 손에 넣게 됐다. 수상 여부를 떠나 '헤어질 결심'은 올해 최고 영화 중 한 편이었다.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 없이 사랑을 느끼게 하는 이 곡진한 로맨스에 관객은 '헤어질 결심'을 앓았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본 관객은 붕괴라는 단어를 수차례 읊조리고, 마침내라는 말을 되내었으며, 미결과 완성 사이를 헤맸다. 그리고 이제 박찬욱은 '헤어질 결심'으로 오스카를 노리고 있다.

◇블랙핑크, 올해의 엔터테이너

 방탄소년단의 '군백기(군대+공백기)' 동안 해당 공백을 메울 K팝 팀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9월 내놓은 정규 2집 '본 핑크'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서 K팝 걸그룹 첫 1위를 차지하면서 남녀 통틀어 명실상부 K팝 간판이 됐다. 네 멤버 모두 각각 명품 브랜드 모델로 활약하는 전 세계 최고 셀럽들로도 통한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의 '2022 올해의 엔터테이너'(Entertainer of the Year)로 선정되기도 했다. 150만 명 규모의 월드 투어를 돌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잇는 K팝 두  번째로 큰 규모다.

◇4세대 걸그룹 '어텐션'

단언한다. 올해 대표적 키워드는 걸그룹이라고. K팝 걸그룹 역사서를 만든다면, 올해 섹션이 가장 두꺼울 것이다. 특히 이번 걸그룹 천하의 중심엔 2019년 이후 데뷔한 4세대 K팝 걸그룹들이 있다. 탄탄한 실력과 개성 넘치는 팀들이 대거 눈에 띈다. 팀 숫자 측면에서도 보이그룹을 능가한다. 에스파·있지·아이브·르세라핌·뉴진스가 선봉에 섰고 엔믹스·케플러·스테이씨가 뒤를 쫓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과 올해 데뷔한 4세대인 아이브·르세라핌·뉴진스가 신드롬의 주연들이다. 이들은 음반 판매량 등에서 열세를 보이던 기존 세대의 걸그룹들과 달리 두터운 팬층으로 인해 음반은 물론 굿즈 판매량 등에서도 보이그룹을 능가하고 있다. 원래부터 걸그룹이 강세이던 음원차트 장악은 당연하다.

 ◇'재벌집 막내아들' 열풍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은 방송가를 장악했다. 재벌 총수 일가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 '윤현우'(송중기)가 재벌가 막내아들 진도준으로 회귀해 승계 전쟁에 뛰어드는 이야기다. 동명 웹소설이 원작이다. 실제 재벌 그룹을 연상케 하는 스토리와 조연들의 뛰어난 연기가 시너지 효과를 냈다. 특히 순양그룹 총수 '진양철' 역의 이성민 연기가 압권이다. 이병철(1910~1987) 삼성 창업회장을 떠올리게 했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2020)의 '박통', '리멤버'(2022)의 80대 노인 캐릭터보다 진화한 연기를 보여줬다. 이례적으로 주 3회 편성한 효과도 톡톡히 봤다. 1회 6.1%(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출발, 14회 24.9%까지 찍었다. JTBC는 '이태원 클라쓰'(2020) 후 3년 여만에 흥행작을 내놓으며 부진의 늪에서 벗어났다.

◇전설, 떠나다…배우 강수연 별세

 지난 5월 배우 강수연이 세상을 떠났다. 그는 한국 영화계를 대표한 희대의 슈퍼스타이자 불세출의 영화인이었다. 한국이 낳은 최초의 한류스타이자 연예계를 휘어잡은 대장부이기도 했다. 강수연은 흔히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으로, 국내 최고 몸값 배우 같은 수식어로 설명됐다. 그러나 영화인으로서 그는 수상 실적이나 숫자로 설명할 수 없는 존재였다. 강수연이 세상을 떠났을 때, 영화인들은 한목소리로 말했다. 그만큼 영화를 사랑하고 동료 영화인을 아낀 사람은 없었다고.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던 그의 말은 치기 어린 허세가 아니라 영화하는 사람들을 향한 애정어린 헌사였다. 이 전설의 영화인이 남긴 마지막 작품 '정이'는 내년 초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엔데믹 시대…월드투어 재개

 올해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월드 투어도 재개됐다. 방탄소년단은 서울과 미국 라스베이거스 등지에서 투어를 돌았고 블랙핑크는 150만 명 규모의 월드 투어를 돌고 있다. 세븐틴, NCT 127, 스트레이 키즈, 에이티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등 인기 팀들도 대거 월드 투어를 돌았거나 진행 중이다. 빌리 아일리시, 잭 화이트, 마룬5 등 해외 팝스타들의 내한도 잇따랐다. '서울재즈페스티벌',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등 대중음악 페스티벌도 연달아 펼쳐졌다.

◇박민영 열애 후폭풍

 배우 박민영(36)은 재력가 강종현(40)과 열애로 최악의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 9월 말 보도가 나온 후 하루 만에 "헤어졌다"고 밝혔지만, 각종 의혹이 불거졌다. 강씨는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실소유주 의혹을 씻지 못했다. 인수자금 약 230억 원 출처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도 휘청 거리고 있다.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는 지난달 10일 서울 청담동의 후크 사옥을 5시간에 걸쳐 압수수색했다. 대표 권모씨를 포함해 일부 임원 횡령 혐의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핑클' 출신 성유리(41)·골프선수 안성현(41) 부부도 강씨와 연관 의혹을 받고 있다. 강씨가 타고 다니는 수억 원대 슈퍼카 중 마이바흐는 안성현 명의다. 성유리가 대표인 화장품 회사 율리아엘은 버킷스튜디오로부터 30억 원을 투자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율리아엘은 이슈가 불거진 뒤 투자금을 반환했다며 "성유리와 강 씨는 모르는 사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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