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대기자/편집국장
심일보 대기자/편집국장

문득 어릴 적 하늘을 보며 별의 숫자는 얼마나 될까 생각한 적이 있다. '7 곱하기 10의 26승', 우주의 별의 숫자를 우주물리학과 수학자들이 추산한 수치다. 쉽게 설명하면 이 지구상 모든 사막과 바닷가 모래 숫자 총합의 열 배, 태양계 내의 행성이 열 개 내외인 걸 감안하면 우주 시공간의 무한함에 나의 존재는 무얼까 생각하게 한다.

역설적으로 가끔 우주 생성과 소멸, 우주와 나의 존재에 관심을 갖다보면 일상의 걱정거리가 다 부질 없어진다.

지난해 우리 정치는 극한 대결과 혼돈, 그 자체였다. 대선은 끝났지만, 협치를 위한 절묘한 균형일 수도 있었던 0.73%포인트 차의 승부는 오히려 독(毒)이 됐고 죽기 살기로 상대를 짓밟았던 대선의 네거티브 공방은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민생은 뒷전으로 밀렸고 경제 위기 속에서도 법정 시한을 3주나 넘겼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국민 삼중고는 제쳐 놓고 여야는 ‘윤석열 예산, 이재명 예산’을 1원이라도 더 차지하겠다고 다퉜고, 예산안은 누더기가 됐다.

오늘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첫 신년사에서 노동·교육·연금 3대개혁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경제 위기 극복 해법으로 수출 증진을 꼽으면서 모든 외교의 중심을 경제에 놓고 수출전략을 직접 챙기겠다고 했다.

올해가 3대개혁의 원년이 될 것임을 예고해 온 윤 대통령은 "기득권 유지와 지대 추구에 매몰된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며 "대한민국 미래와 미래세대의 운명이 달린 노동, 교육, 연금 3대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밝혔다. 

최우선적으로 노동개혁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노동 개혁을 통해 경제의 성장을 견인해 나가야 한다"며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바꾸면서 노사 및 노노(勞勞) 관계의 공정성을 확립하고 근로 현장의 안전을 개선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직무 중심, 성과급 중심의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과 귀족·강성노조와 타협해 연공 "노동 개혁의 출발점은 '노사 법치주의'"라며 "노사 법치주의야말로 불필요한 쟁의와 갈등을 예방하고, 진정으로 노동의 가치를 존중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교육개혁에 대해서는 "고등교육에 대한 권한을 지역으로 과감하게 넘기고, 그 지역의 산업과 연계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교육개혁 없이는 균형발전을 이뤄내기 어렵고, 균형발전은 저출산 문제 해결의 지름길"이라며 "누구나 공정한 기회를 누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기득권의 저항과 숱한 우여곡절은 불가피할 것이요, '아전인수' '내로남불' 정치로 충돌이 예상된다.

오늘 한 신문은 사설을 통해 "아무리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지만 결국 정치가 나라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느 쪽이 상대를 파트너로 인정하고, 협상을 위해 먼저 손을 내밀고, 밤을 새워 중재안을 궁리하고, 극단이 아닌 유연성을 추구하는지, 국민이 눈을 부릅뜨고 감시해야 한다. 올해와는 정반대 방향에서 반전을 만드는 세력에 2024년 총선 승리는 덤으로 따라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3년(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누구는 건강을 빌고 누구는 부자가 되기를 빈다. 지난해 정치는 물론 개인적인 일로 많은 국민들이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올해는 우리 모두가 별을 헤는 마음으로 일상의 걱정거리 다 날렸으면 한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