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이기영은 살해한 동거 여성과 함께 한 펜션에 방문했다. 당시 그가 키우던 고양이를 수영장에 빠뜨린 뒤 즐거워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JTBS '사건반장' 갈무리)
지난해 8월 이기영은 살해한 동거 여성과 함께 한 펜션에 방문했다. 당시 그가 키우던 고양이를 수영장에 빠뜨린 뒤 즐거워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JTBS '사건반장' 갈무리)

[신소희 기자] 동거하던 여성과 택시기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이 지난해 범행을 저지르기 직전까지 피해자와 여름휴가를 다닌 정황이 포착됐다.

5일 JTBC ‘사건반장’은 지난해 8월 여름 한 펜션으로 휴가차 여행을 간 이기영과 전 여자친구인 동거녀 A씨 목소리가 담긴 제보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제보자의 지인이 촬영한 것으로, 당시 이기영은 제보자의 지인에게 친한 척을 하며 다가왔고 전화번호까지 교환하면서 넉살 좋은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된 영상에는 이기영이 반려동물로 키우던 고양이에게 목줄을 채운 채 수영장에서 빠뜨려 헤엄치도록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담겼다. 고양이가 발버둥 치며 수영장을 빠져나가려 하자 이기영은 재차 고양이를 들어올려 수영장 한복판으로 데려가 다시 빠뜨렸다. 영상 중에는 동거녀로 추정되는 여성의 목소리도 들린다.

영상이 찍힌 시점은 지난해 8월로, 이기영이 A씨를 살해하기 직전으로 추정된다.

패널로 출연한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살해 직전에도 피해자와 같이 여행을 다녔다는 사실이 끔찍하다”고 했다. 이어 “사이코패스 특징 중 가장 먼저 꼽히는 게 동물학대, 야뇨증, 방화 세가지”라면서 “저렇게(고양이를 수영장에 강제로 넣은 행위) 해놓고 난 뒤 웃는 얼굴이 끔찍하다”고 했다.

한편 이기영이 살해한 동거녀 시신을 유기한 장소를 바꿔 지목했지만 여전히 시신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5일 경찰은 이기영의 바뀐 진술에 따라 처음 지목한 곳 인근에서 수색을 벌였으나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경찰은 ‘강에 버렸다’는 이기영 최초 진술에 따라 일주일 넘게 파주 공릉천 일대를 수색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해 지난해 여름 잦은 비로 시신이 강가에서 떠내려갔을 가능성 등도 고려했다.

그러나 이기영이 돌연 “강가에 묻었다”며 다른 유기 장소를 지목했고, 이에 따라 수색견 등을 동원해 수색을 진행했으나 여전히 시신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지난 4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범죄에 대해서 자신의 입을 통해서 진술하는 그런 것으로 경찰 수사가 좌우되고 있는 상황을 즐기는 그런 측면도 있다”며 “이 사람이 행동하는 것하고 말하는 그런 것들 중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허세”라고 지적했다.

곽 교수는 “범죄자임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사건 해결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그런 모습으로 포장을 하려고 하는 그런 허세를 부리고 있는 것”이라며 “이것이 마치 자기가 굉장히 센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 하는 그런 욕망이 숨어 있는 것 아니냐 그렇게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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