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쇼크'…분기 기준 8년3개월 내 최저 영업이익
"메모리·스마트폰·가전 수익 악화" 이례적 설명 자료

[정재원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300조 원 고지를 돌파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실적 쇼크'를 보였지만, 한국 대표 기업으로 매출 신기원을 이뤘다는 평이다.

삼성전자는 6일 잠정 실적으로 지난해 4분기 매출 70조 원, 영업이익 4조3,000억 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8.6% 줄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9%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최근 3개월간 증권사에서 발표한 추정치의 평균)인 6조9,254억 원을 2조6,000억 원 정도 밑돌았다. 분기 기준으로 2014년 3분기(4조600억 원) 이래 가장 적었다.

통상 4분기는 전자업계 최대 성수기이기 때문에 실적 부진의 골이 더 깊었다는 평이다. 삼성전자는 2012년 분기 영업이익 5조 원을 돌파했고 이후에도 꾸준히 이 수준의 영업이익을 이어온 것을 감안하면 초유의 사태다.

연간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301조7,700억 원 매출을 올려 사상 처음 300조 원 고지에 올랐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코로나19 도시 봉쇄 등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전년 279조6,000억 원 대비 매출이 7.9% 증가했다.  단 연간 영업이익은 43조3,700억 원에 그쳐, 전년 51조6,300억 원 대비 16% 감소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업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례적으로 각 사업별 잠정 실적 설명 자료를 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 등 대외환경 불확실성 지속 가운데, 메모리 사업이 수요 부진으로 실적이 크게 하락하고, 스마트폰 판매도 둔화되며 전사 실적이 전분기 대비 큰 폭 하락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어 "메모리 사업은 글로벌 고금리 상황 지속 및 경기 침체 전망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우려로 고객사들이 긴축재정 기조를 강화하며 전반적인 재고조정 영향으로 4분기 구매 수요가 예상 대비 대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공급사들의 재고 증가에 따른 재고소진 압박 심화로 가격이 분기중 지속 하락해 가격 하락폭도 당초 전망 대비 확대되며 실적이 큰 폭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이외 사업도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고 인정했다. 

삼성전자는 "MX의 경우도 매크로 이슈 지속에 따른 수요 약세로 스마트폰 판매매출 감소하며 이익 감소했다"면서 "가전 사업은 시장 수요 부진과 원가 부담이 지속되며 수익성 악화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 실적은 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됐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오전 콘퍼런스콜 방식의 '2022년 4분기 경영실적 발표'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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