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예드 모하마드 호세이니(좌), 카라미(CNN 캡쳐)​
​세이예드 모하마드 호세이니(좌), 카라미(CNN 캡쳐)​

[정재원 기자] 이란 사법부가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사형 선고를 받은 반정부 시위 참가자에 대한 형을 추가 집행했다.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미잔통신은 반정부 시위에 참여해 사형 선고를 받은 모하마드 카라미와 모하마드 호세이니에 대한 형이 7일(현지시간) 집행됐다고 보도했다.

사법부는 이들이 지난해 11월 테헤란 동부 위성도시 카라즈에서 시위를 벌이던 중 바시지 민병대원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유럽연합(EU)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형집행에 대해 "경악했다"며 "이란 당국이 민간인 시위를 폭력적으로 탄압한 또 다른 징후"라고 말했다.

성명은 "유럽연합(EU)은 이란 당국에 시위대에 대한 사형선고를 강요하고 집행하는 강력한 비난의 관행을 즉각 중단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인 이란인권단체(IHR)도 토요일 성명을 통해 이번 살해를 비난하고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 며칠 안에 다수의 시위대를 처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흐무드 아미리-모가담 이란 인권국장은 성명에서 "이번 사형 집행은 교도소에서 무방비 상태의 시위대를 살해한 것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또 케이트 블란쳇, 제이슨 모모아, 브라이언 크랜스턴, 올리비아 와일드를 포함한 몇몇 할리우드 스타들은 금요일 시작된 온라인 캠페인을 통해 이란에서의 사형집행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50개 이상의 스타가 출연하는 이 캠페인은 이란계 미국인 시나리오 작가이자 풍자 작가인 니콜 나자피, 이란계 미국인 감독이자 작가이자 프로듀서인 애나 릴리 아미르푸어, 이란계 미국인 여배우이자 작가인 모잔 마르노가 기획했다.

한편 이번에 처형된 카라미(21)는 이란-쿠르드 가라데 챔피언으로 팔 안쪽에 올림픽 링 문신을 새겼다.그의 사촌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카라미는 용감하고 똑똑한 소년이었고 11살에 가라데에 입문했다고 말했다.그는 이후 이란 청소년 대표팀에 합류해 전국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지난달 카라미의 부모는 주 정부에 그의 목숨을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동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그의 아버지는 "내 아들은 이란의 가라데 챔피언 중 한 명이고 여러 개의 국내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며 이란 국가 대표 4위였다. 사형 집행 명령을 해제해 달라고 간청한다"고 말했다.

카라미는 지난 12월 5일 테헤란에서 민병대 살해 혐의로 재판이 시작된 지 일주일도 안 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앰네스티는 이 재판이 "의미 있는 사법 절차와 전혀 유사하지 않다"고 설명했다.그의 가족은 그가 감옥에서 고문을 당했고 변호사 면회를 거부했다고 주장한다.

세이예드 모하마드 호세이니(20)는 아이들을 위한 자원봉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이니 씨는 부모님의 성묘를 가는 길에 체포됐다. 그의 형도 납치됐으며 소식이 없다.

앰네스티는 유죄판결은 강제 자백에 의존한다고 말했다. 엠네스티는 "단체 재판이 시작되기 전 국영 언론들은 피고인들의 강제 자백을 방송하며 무죄추정의 권리와 고문 및 기타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며 모욕적인 처우로부터의 자유를 침해하는 살인자"라고 묘사했다.

한편 이란 독립신문인 에테마드 온라인의 정치편집자 메흐디 베이크는 목요일 구금됐다고 이 잡지의 트윗이 보도했다.이번 체포는 지난해 22세의 마하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혐의로 이란 도덕경찰에 체포된 이후 이란 당국의 단속 속에 이뤄졌다.그 시위는 그 이후 권위주의 정권에 대한 여러 가지 불만으로 결집되어 왔다.

외신 집계에 따르면 이들 외에도 시위 참가자 10명이 사형 선고를 받은 상태이다.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주요 도시에서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체포돼 경찰서에서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을 계기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란의 인권운동가통신은 지난해 말 기준 508명의 시위 참가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집계했다. 구금된 시위 가담자는 1만 9천여 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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