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인구미래전략 차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2.12.28.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인구미래전략 차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2.12.28.

[심일보 대기자] "나경원 부위원장이 기자간담회에서 하나의 정책 아이디어 차원에서 이야기했던 게 기사가 되니까 바로 몇 시간 만에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직접 나서서 브리핑을 해서 대통령실과 입장이 다르다, 불쾌하다, 이렇게 했고 또 그 뒤로 또 계속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마치 정책을 둘러싼 이견으로 보였지만 해석으로는 대통령실 분위기가 나경원 부위원장의 출마에 대해서 굉장히 부정적이지 않느냐라는 해석까지 가능해졌는데요. 저는 두 가지 말씀드리고 싶어요. 하나는 그러니까 나경원 의원이 이제는 더 이상 좌고우면할 때는 지났다. 나갈 거면 나가고 아닐 건 아닌 거라고 이번 주 초 내에 정리를 해야지 이런 식으로 계속 있으면 그 시간을 일단 뺏기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또 주저앉게 되면 그 모양새도 이상하게 되고요. 그렇다고 출마하려면 출마를 당당하게 할 수 있는 모멘텀이나 그 타이밍을 잡아야 되니까 제가 볼 때는 이번 주초, 주중에 나경원 부위원장은 출마할지 말지를 단호하게 결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린 거고..."

김근식 국민의힘 전 비전전략실장이 9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나경원 의원과 대통령실 간의 정책 대립 어떻게 해석하십니까'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한 말이다.

그러면서 나경원 부위원장의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당대표 경선의 흥행을 위해서는 나오는 게 저는 바람직하다고 보는데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실제 SNS 상에는 '윤심'을 대변하는 듯한 나 부원장을 향한 비판글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이자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신평 변호사는 ‘출산 시 대출 원금 일부 탕감’ 정책을 고려 중이라고 밝힌 나경원 부위원장을 향해 “그 자리에 조금도 맞지 않는 사람”이라며 당장 자리에서 내려올 것을 주문했다.

신 변호사는 지난 7일과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 부위원장의 조속한 사퇴를 촉구하는 글을 연이어 올렦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나 부위원장을 맹폭했다. 그는 6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나 부위원장의 발언을 ‘좌파 포퓰리즘적 출산 장려 정책’으로 규정하고, “그런 정책 발표는 집행 책임 없는 국회의원 때나 가능한 것이지 정부 관료로서는 지극히 부적당한 것”이라며 “대통령실의 경고를 새겨들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9일에도 "그냥 조용히 침잠(물속 깊숙이 가라앉거나 숨음)의 시간을 가지는 게 좋지 않겠냐"며 사실상 불출마를 촉구했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용 없이 이미지만으로 정치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얕은 지식으로 얄팍한 생각으로 이미지만 내세워 그만큼 누렸으면 이제 그만해도 된다"고 직격했다. 

전날 오후 동아일보는  ‘윤심(尹心)’이 자신의 출마에 부정적이라는 전망을 일축하며 당권 출마 가능성을 재차 피력했다고 보도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매체와 통화에서 “당 대표가 돼야지 일을 잘하겠더라. 그(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려면” 이라고 했다. 장관급 정무직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자리를 임명 3개월 만에 박차고 나가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재차 출마 의지를 내비친 것. 그는 “장관급 자리와 장관은 다르다”며 “나는 공직자가 아닌 민간인”이라고도 했다.

오늘 '나 부위원장과 전날 통화를 했다'는 국민의힘 전 의원은 필자에게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힌 듯 싶다"고 했다.  

아일랜드의 작가 버나드 쇼의 묘비명에 적힌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어'를 되뇌이며 후회하기 전에 빠르고 현명한 결론을 내는 것이 정치인의 자세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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