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현지시간) 태국 골프장에서 검거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오른쪽)과 양선길 현 쌍방울그룹 회장.2023.1.12 CBS노컷뉴스 갈무리
지난 10일(현지시간) 태국 골프장에서 검거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오른쪽)과 양선길 현 쌍방울그룹 회장.2023.1.12 CBS노컷뉴스 갈무리

[김민호 기자] 해외 도피 중인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귀국해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관측된다. 

8개월 만에 검거된 김 전 회장이 예상과 달리 자진해서 귀국하겠단 의사를 밝히며 이 대표를 둘러싼 수사 역시 빠르게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전북 남원 출신인 김 전 회장은 20대 때는 전주의 한 폭력조직에 있었다고 알려지고 있다. 30대 때인 2007년 서울로 올라와서'도쿄에셋'이라는 불법대부업체를 세우고 기업사냥꾼들에게 불법 대출을 해주면서 돈을 불렸다.

김 전 회장이 본격적인 변화를 도모한 건 2010년이다. 김 전 회장은 당시 경영난을 겪던 쌍방울을 인수했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을 인수하기 전부터 직원이나 가족 등의 명의를 이용해 쌍방울의 시세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지속해서 재산을 늘렸다. 그는 태평양을 인수한 이후에도 주가조작을 했고, 여전히 불법대출에서도 손을 떼지 않았다.

이후 김 전 회장은 코스닥 상장사인 유비컴 인수 과정에도 뛰어들었다. 주가조작 선수에게 인수자금을 지원하고 담보로 받은 주식의 가격을 올리기 위해 친인척을 동원해 시세를 조종했다.

김 전 회장은 앞서 2006년 불법도박장 개장과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후 2013년부터 2022년까지 특수차량 제작 기업 광림, 바이오 기업 나노스(현 SBW생명과학), 속옷회사 비비안 등 6개 기업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2014년에는 쌍방울 인수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2014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2019년 12월 말 김 전 회장 등이 중국에서 북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등 북측 인사를 만났고, 이 자리에서 이 전 부지사가 합의한 경기도의 스마트팜 지원비 50억원을 대신 달라고 요청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회장은 2018~2019년 계열사 등 임직원 수십 명을 동원해 64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72억 원)를 중국으로 밀반출하고 이를 북한에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검찰은 이 640만 달러에 북측이 요청한 금액이 포함됐는지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다.

이미 쌍방울이 이 대표의 2020년 공직선거법 사건 변호사비를 대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도의 사업 자금 50억 원을 대납했다는 정황이 드러날 경우, 사실상 이 대표의 자금줄 역할을 했다고 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와 쌍방울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이 전 부지사는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그는 2018년 7월부터 지난 7월까지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대북 사업 편의를 봐준 대가로 법인카드, 허위 급여, 법인차량 등 3억2,000만 원의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현재 김 전 회장이 연루돼 있는 쌍방울 관련 비리는 크게 전환사채 관련 허위공시, 배임·횡령, 불법 대북송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4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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