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도피 중 태국에서 체포된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해외 도피 중 태국에서 체포된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이 대표 주변 인물 상당수도 쌍방울과 연관돼 있다.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수사를 받을 때 변호인이었던 사람은 2019년 쌍방울 계열사 사외이사로 선임됐고, 이 대표의 지난 대선 캠프에도 참여했다. 같은 사건의 또 다른 변호사도 쌍방울 계열사 사외이사 출신이다. 쌍방울의 이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그래서 불거진 것이었다. 이화영 부지사도 부지사로 발탁되기 전 쌍방울 사외이사를 지냈다. 이렇게 얽힌 관계인데 ‘모른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서로 얼굴을 보지 않았어도 깊은 관계일 수 있고, 얼굴을 보았어도 특별한 관계가 아닐 수 있다.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은 어느 쪽인가."

이재명 다불어민주댕 대표와 김성태 전 쌍방을 회장 관계에 대한 필자의 궁금점을 콕 짚은 오늘 신문 사설 한 대목이다. 

공교롭게 김성태 전 회장과 이재명 대표가 가까운 관계였다는 쌍방울 전직 임원의 진술이 어제 법정에서 나왔다.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는 17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 사건 7차 공판을 진행했다. 공판에는 쌍방울 그룹 전 회장 비서실장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검찰 측이 제시한 진술조서에 따르면 A씨는 김 전 회장이 회장으로 재직했던 2019~2020년 이 그룹 비서실장을 맡았고, 쌍방울그룹 계열사 대표이사도 지냈다. 그는 쌍방울이 대북 지원사업을 추진할 당시 사업 제안서 작성 등을 담당했다.

검찰 측이 제시한 진술조서에 따르면 A씨는 김 전 회장이 회장으로 재직했던 2019~2020년 이 그룹 비서실장을 맡았고, 쌍방울그룹 계열사 대표이사도 지냈다. 그는 쌍방울이 대북 지원사업을 추진할 당시 사업 제안서 작성 등을 담당했다.

이날 검찰은 A씨의 검찰 진술조서를 제시하며 “증인은 당시 조사에서 김성태 회장, 방용철 부회장, 이재명 경기지사,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가까운 관계였던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변했는데 맞느냐”고 물었고, A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때 ‘대장동 사건’으로 수사를 받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성남시장 시절엔 몰랐던 사람”이라고 했다. 하지만 성남시장 시절 그와 함께 해외 출장을 가 골프를 치고, 대장동 사업과 관련한 대면 보고를 여러 차례 받은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나 거짓말을 한 혐의로 기소까지 됐다. 

오늘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모른다'는 말은 '제발 모르고 싶다'는 의미가 됐다"며 "모른다는 거짓말이 하루도 지나지 않아 들통나는 일이 놀랍지도 않고 낯설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김성태 전 회장에 대해 '저는 김성태라는 분의 얼굴도 본 적이 없다'고 펄쩍 뛰면서 '인연이라면 내의 사 입은 것 밖에 없다'고 농담까지 했지만 쌍방울 전 비서실장은 이화영 '뇌물수수'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성태 전 회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가까운 관계였다'고 진술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의 농담에 대해 농담으로 돌려드린다. 김성태 전 회장과는 '내의를 사 입은 인연'이 아니라 '내의까지 바꿔 입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꼬집었다.

쌍방울 김 전 회장은 조폭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1960년대 이후 많은 정치 비리와 사건이 있었지만 이렇게 조폭이 직접 등장한 적은 없었다. 향후 검찰이 정확한 증거로 실체를 밝혀야 겠지만 이재명 대표 주변에 조폭 출신들이 유독 많이 등장하는 것도 참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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