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제22대 총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권 내 친윤(親윤석열)계 인사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그중 윤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총선 출마 여부는 여권을 넘어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24일 뉴스1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울과 부산 등에서 출마설이 나오고 있으며, 대권주자로 꼽히는 만큼 이번 총선에서 중책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들중 관심은 단연 한동훈 장관이다. 그간 일명 '사이다'라는 평가와 '피의사실 공표' 논란의 중심에선 한 장관의 수위 높은 발언 역시 연일 화제다.

가장 최근 벌언으로 한동훈 장관은 지난 20일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면서 "범죄 혐의 개수가 많은 게 검찰 탓은 아니지 않느냐"며 "검찰이 통상의 지역 토착 비리 범죄 수사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어 "사건들이 여러 곳으로 나뉘게 된 것은 지난 정부에서 결정된 일"이라며 "당시 그 배경에 대해 여러 비판도 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 장관은 법무부 장관이 사건 관련 언급을 너무 자주 한다는 민주당 비판에는 "질문을 받고 상식과 사실만을 말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기들은 범죄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거짓말하고 좌표 찍어서 선동하는데, 국민이 현혹되지 않도록 법무부 장관이 할 말 하는 것은 안 된다는 말"이라며 "도대체 누가 그분들에게 거짓말하고 선동해도 절대 비판도 안 받을 특권을 줬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 17일 ‘도마의 신’ 양학선 선수를 법무부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사인을 받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한 장관의 '만화' 취향도 화제가 됐다. 

이날 법무부가 공개한 사진에는 한 장관 사무실에 놓인 캐릭터 피규어들이 눈길을 끌었다. 양 선수가 한 장관 사무실 한편에 놓인 철봉에 사인을 해주는 장면에서 뒤편 장식장에 일렬로 놓인 피규어들이 포착돼 한 장관의 취향을 드러냈다.

전날 한 언론에 따르면 먼저 최근 영화로도 개봉돼 3040 남성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모은 일본 만화 ‘슬램덩크’ 속 등장인물들이 눈에 띄었다. ‘슬램덩크’는 고교 농구팀 선수들의 꿈과 열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1990년대 일본 만화계를 대표하는 명작을 꼽힌다. ‘슬럼덩크’ 캐릭터들 사이에 빨간 모자를 쓰고 있는 남성 피규어는 웹툰 작가 겸 유튜버·방송인인 침착맨(본명 이병건) 캐릭터다. 침착맨은 2010년 ‘이말년 시리즈’를 연재하며 스타 웹툰 작가로 부상했고, 지금은 유튜브와 TV 예능 등에서 활약하고 있다.

장식장 끝편에는 칼을 들고 있는 검객 피규어도 보인다. 일본의 인기 만화 ‘원피스’에 등장하는 ‘조로’라는 캐릭터다. 이 밖에도 방망이를 휘두르는 야구선수, 상대성이론을 발견한 물리학자 아인슈타인, 미국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 일렉트릭 기타 3종 피규어도 장식장에 함께 놓여 있다.

한 장관은 음악 감상을 좋아하며 기타를 포함해 다양한 악기를 연주할 줄 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법무부 홍보대사에 위촉된 양학선(왼쪽) 선수가 지난 17일 한동훈(오른쪽) 법무부 장관 사무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17 법무부 제공
법무부 홍보대사에 위촉된 양학선(왼쪽) 선수가 지난 17일 한동훈(오른쪽) 법무부 장관 사무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17 법무부 제공

한동훈의 '어제'

한동룬 법무부 장관은 흠없는 엘리트 이력으로 유명하다. 

강남8학군-서울대 법대-아이비 리그 출신이며, 검사 생활 내내 단연 두각을 드러낸 선두주자로서 법무부-대검-서울지검의 황금 트라이앵글 내에서만 근무하였고, 여러 정재계 거물들을 완벽하게 수사하고 죄값을 치르게 하여 특수통으로서 명성을 얻었을 뿐 아니라, 검찰 내의 헤게모니를 다루는 주요 정책 직위[17]에서 기획 능력까지 인정받았다. 그의 검사로서의 커리어는 완벽으로 요약될 수 있을 정도였기에, 조선제일검이라는 별명을 얻는다.

장관으로서의 업적도 주목받고 있다. 악법이라는 비판이 쇄도한 검수완박을 무력화하고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복원시키는 등 검찰의 범죄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검찰 업무 이외에도 교정직 공무원의 처우를 개선하고 인혁당 사건 피해자의 이자 납부를 면제해주는 등 등 비검찰 업무에도 신경쓰고 있다. 그리고 스토킹 반의사불벌죄 폐지, 촉법소년 연령 하향조정, 무고죄 강화, 이민청 설립, 민법 디지털콘텐츠계약법 신설 등의 여러 정책과제들을 추진하고 있다.

한동훈의 '오늘'

그간 정치권의 후문을 종합하면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통하며 친윤들의 암묵적 지지를 받고 있으며,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서는 오세훈과 1~2위를 다투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나무위크는 "거의 완벽함에 가까운 이미지가 형성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이어 "이로 인해 누군가에게는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남들의 주목과 관심을 더 받기도 하며, 특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보다 못난 사람이 지배자라는 사실에 거부감을 느끼니 엄친아 이미지는 정치인으로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미지가 보통 사람들과의 거리감을 유발하여, 정치인으로서 필요한 대중성의 확보에 불리한 요소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노무현처럼 인간적이고 탈권위적인 이미지가 결국 슈퍼 엘리트 이미지의 이회창을 누르고 당선된 것도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정정국에 대해 여론의 반응은 엇갈린다. 문재인의 이명박근혜 적폐청산을 본 보수우파 진영에서는 "정의구현, 적폐청산이 필요하다", "전직 대통령은 성역이 아니다"라며 당연하게 여기고 환영하고 있지만, 민주당계 진영에서는 "검찰공화국을 만들어 정치보복을 한다", "민생부터 신경써라"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지층 결집에는 매우 좋은 요소지만, 중도층 확보에 플러스가 될지 마이너스가 될지는 단정짓기 어렵다.

본인이 정치를 할 생각이 없다면 억울한 지적이겠지만, 여야의 주요 대권주자들 중 유일하게 SNS를 활용하지 않는 인물이다. 페이스북은 그냥 계정만 있는 수준이고,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타 SNS는 아예 계정조차 없다. 물론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말도 있고, 조국처럼 자신이 트위터에 쓴 글과 모순되는 언행을 해 조롱거리가 되거나, 이준석처럼 페이스북에 당내 갈등을 생중계하거나 타인을 저격하는 게시물을 자주 게시하다가 스스로 몰락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긴 하지만, 일반적인 정치인이나 윤석열 정부의 타 장관, 국무총리처럼 정부 정책이나 개인적 일정/행보 같은 내용을 담은 홍보 게시물조차도 아예 올리지 않고 있다. 단만 페이스북 메신저로 메시지를 보내면 항상 답장을 해줄 정도로 1:1 소통은 잘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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