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마치고 정청래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마치고 정청래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이날 이재명 대표가 변호인만 대동하고 혼자 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박찬대·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 김남국·장경태·임오경 의원 등이 검찰청에 나와 이 대표를 응원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검찰청에 나온 이유를 묻는 질문에 "혼날 각오를 하고 왔다"고 답했다.

이어 "대표님 조사 마치고 나올 때쯤 격려하고 따뜻하게 맞기 위해 의원님들이 오시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어떤 것도 공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부분은 없다"고 자발적인 참여임을 강조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중앙지검에 다녀왔다"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 무도한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이 선량한 국민을 이길 수 없다"며 이 대표의 검찰 출석 전 입장문에 담긴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을 똑같이 언급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을 지낸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내가 이재명이다’라고 외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2019년 ‘조국 사태’의 기시감이 든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전날 페이스북에 “‘내가 이재명이다’라고 외치는 정청래 의원. ‘오지 말라 해도 가겠다’는 정청래 의원”이라면서 “조국 사태의 기시감이 든다. ‘내가 정경심이다’ ‘우리가 조국이다’라며 조국 사수를 외친 사람들과 판박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정경심은 법정 구속됐고 조국은 유죄 판결을 앞두고 있다”며 “조국 지키다가 진보 진영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민낯이 만천하에 폭로되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정청래 의원이 언제부터 이재명 대표와 생사고락을 같이하는 동지였나. 소가 웃을 일”이라며 “정진상·김용처럼 최측근 운명공동체도 아니었고, 최형우·김덕룡이나 권노갑·한화갑 같은 YS(김영삼 전 대통령),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도 아니었잖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유죄 판결 나더라도 ‘옥중 공천’을 불사할 이재명 대표에게 딱 붙어 정치적 이익을 챙기려는 속셈일 뿐”이라면서 “아마도 이재명 대표의 범죄 사실이 빼박으로(빼도박도 못하게) 확인되면 가장 먼저 이재명과 손절할지 모른다. 비장한 척하지만 가장 비정하고 비겁하다”고 일갈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검찰의 모든 질문에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선 이 대표가 출석 전 당당하게 검찰 수사에 맞서겠다는 입장과는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검찰 조사에 피하지 않겠다며 출석을 강행했으면 조사에 응하면 되는데, 서면 진술서만 내고 묵비권을 행사하겠다는 태도는 앞뒤가 다른 모습”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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