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주공1단지 전용 140㎡ 73억→54.5억
반포자이 84㎡ 39억→28.4억…2년 전 수준
일부 소규모 단지는 신고가 경신 나오기도
"1·3대책 후 가격 내리막길에서 우왕좌왕"

GS건설 반포자이 전경
GS건설 반포자이 전경

 

[정재원기자] '부동산 불패'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서울 서초구의 집값도 10억 원씩 대폭 하락하고 있다. 1·3대책 등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에도 집값이 고금리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해 혼동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의 대표적인 재건축단지 '반포주공 1단지'의 전용면적 140㎡는 지난달 3일 54억5,000만 원(3층)에 매매 거래가 체결됐다. 이는 지난해 9월 기록했던 최고가 73억 원(3층) 대비 18억5,000만 원 떨어진 가격으로, 지난 2021년 7월 당시의 최고가 55억 원(3층)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지난 16일 거래된 전용 106㎡는 43억 원(2층)에 팔려 지난해 4월 54억5,000만 원(1층)의 최고가보다 11억 원 하락했다. 이 역시 2년 전인 지난 2021년 1월 기록한 최고가 44억 원(3층)과 유사하다.

3,410가구 규모의 인근 대단지 '반포자이' 전용 84㎡ 역시 지난 19일 28억4,000만 원(21층)에 팔려 지난해 5월 최고가 39억 원(15층) 대비 10억6,000만 원 하락했다. 또 '반포써밋' 전용 59㎡는 지난달 17일 20억3,000만 원(14층)에 거래돼 지난 2021년 기록한 최고가 26억5,000만 원(17층)보다 6억2,000만 원 떨어졌다.

지난해 이주를 마치고 올해 착공을 앞두고 있는 반포주공1단지는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부동산 침체를 이기고 신고가 거래를 이어오는 '집값 불패' 단지로 이름을 날렸다. 이 단지 뿐만 아니라 서초구에서는 지난해 9~10월 사이 거래 단지 10개 중 3곳에서 신고가 거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국적인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올해부터 결국 서초구에서도 하락 거래가 나오기 시작했고, 앞서 상승폭이 컸던 만큼 낙폭도 더 크게 나타났다.

다만 이 상황에도 일부 소규모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나오기도 했다. 한 단지에 19가구만 있는 '반포아펠바움2차' 전용 243㎡는 지난달 16일 36억8,000만 원(1층)에 거래되면서 지난해 2월 기록한 36억 원(5층)의 기록을 깨고 새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또 서초동 '현대슈퍼빌' 전용 215㎡는 지난달 16일 33억 원(24층)에 매매거래를 체결, 지난해 2월 32억5,000만 원(33층)의 기록을 경신하고 신고가를 세웠다.

실제 서초구 집값은 지난해 말부터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서초구 아파트의 3.3㎡당(공급면적 기준) 평균 매매가는 지난해 12월 6,947만 원을 기록하며 7,000만 원선이 무너진데 이어 1월에는 6,884만 원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서초구를 비롯한 강남3구에서 급매물 위주의 하락 거래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매물이 해소되면서 거래가 정상적으로 회복되려면 앞으로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지난 1·3대책 발표 후 내리막길에서 우왕좌왕하고 있다"며 "수요자는 조금이라도 더 싸게, 매도자는 조금이라도 더 비싸게 거래하려고 하면서 최근 1년 동안 매물이 적체된 만큼 고금리 상황에서 거래 체결을 통해 매물이 해소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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