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하타이주 산골 마을 농장에 땅 갈라지고 협곡 생겨
완만한 언덕이었던 지형은 계단처럼 변해…높이 사람 키 만해
"알라신이시여" 당황한 주민들…갑작스런 강진에 불안감 호소

14일 오후(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주 내 올리브 농장이 지진으로 땅이 갈라져 단층이 보이고 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하타이 올리브 농장의 균열은 길이 약 300km, 깊이 30m, 폭 200m로 추정된다.
14일 오후(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주 내 올리브 농장이 지진으로 땅이 갈라져 단층이 보이고 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하타이 올리브 농장의 균열은 길이 약 300km, 깊이 30m, 폭 200m로 추정된다.

[김승혜 기자] 튀르키예를 강타한 지진의 영향으로 외부에서 찾아오는 사람이 드문 하타이주에 위치한 한 작은 산골 마을에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졌다. 마을의 주요 생업인 올리브 농장이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15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마을 올리브 농장 지면에 균열이 생기고 무너지면서 단층이 모습을 드러냈다. 튀르키예 현지 언론은 올리브 농장의 균열이 길이 약 300㎞, 깊이 30m, 폭 200m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현장을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가까이 접근했다. 육안으로 살펴보면 마치 물이 메마른 계곡처럼 보였다. 지면 아래 숨어 있던 암석 덩어리가 갈라지고 쪼개진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에는 완만한 언덕이었던 올리브 농장은 일대 지면이 뒤틀리면서 계단처럼 변했다. 협곡을 따라 이동하려면 사람 키 만한 높이의 지면을 오르내려야 했다.

협곡 주변에는 올리브 나무 수십 그루가 쓰러져 있었다. 벼랑 끝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지면을 붙들고 위태롭게 서 있는 나무들도 보였다. 

기자가 일대를 둘러보고 있는데 마을 주민들이 다가와 협곡으로 안내했다. 주민들은 하루 아침에 생긴 변화에 당황한 표정이었다. 그러면서도 위험하다며 너무 가까이 접근하는 것은 제지했다. 

14일 오후(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주 내 올리브 농장이 지진으로 땅이 갈라져 단층이 보이고 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하타이 올리브 농장의 균열은 길이 약 300km, 깊이 30m, 폭 200m로 추정된다.
14일 오후(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주 내 올리브 농장이 지진으로 땅이 갈라져 단층이 보이고 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하타이 올리브 농장의 균열은 길이 약 300km, 깊이 30m, 폭 200m로 추정된다.

마을 사람들은 "알라신이시여"라고 나직이 읊조리며 농장을 바라봤다. 한 주민은 기자에게 "지진으로 땅이 흔들리더니 큰 소리가 났다"며 "두려움에 떨다 집 밖으로 나와 확인해보니 땅이 갈라져 있었다"고 말했다.

언론 보도를 접하고 찾아온 고향 주민도 있었다. 가족과 함께 지진 피해 현장을 살펴보기 위해 찾아온 아흐마드씨는 "기사를 보고 찾아왔는데 실제로 보니 더 심각해 보인다"며 "고향 사람들을 돕고 위로를 전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갑작스러 강진에 불안감을 호소했다. 또 일부 주민은 이번 지진이 일어나기 전 이 일대에서 지진광을 봤다고 말했다. 땅에서 나오는 굉음을 들었다는 주민도 있다. 

마을에서 구호활동을 하는 단체는 지진 발생으로 공포에 떨고 있는 마을 사람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 심리적 고통을 겪는 주민들을 위해 마음 치유도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강진으로 인한 지형 변화는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외신에 따르면 가지안테프주 누르다이 지역 농장에서는 땅이 갈라진 모습이 포착됐다. 이 지역에서는 고가도로가 무너지기도 했다. 카라만마라슈주에서는 도로를 따라 농지에 긴 균열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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