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책 '삶의 목적을 찾는 45가지 방법' 출간
출판계는 AI 활용 출판물 활용 저작권 우려
아마존 챗GPT 주요·공동 저자 책 200권 넘어

[김승혜 기자] 국내에서 챗GPT가 쓴 최초의 책 '삶의 목적을 찾는 45가지 방법'이 출간된 가운데 출판계가 주목하고 있다. 

 '삶의 목적을 찾는 45가지 방법'은 인간 출판 기획자의 기획안으로 챗GPT AI가 쓴 최초의 책이다. 교정과 교열까지 AI가 대신 한 충격적 결과물이다. 특히 한 권의 책이 종이에 인쇄돼 출간되기까지 수개월 걸리는데 반해 이 책은 모든 과정을 거쳐 단 7일 만에 세상에 나왔다.

이 책을 출간한 스노우폭스북스의 서진 대표는 "(챗GPT 활용 저서가) 앞으로도 굉장히 많이 나올 것"이라며 "자기계발과 경제·경영에서 AI 활용이 다각도로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챗GPT를 주요 저자로 하는 저서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서 대표는 "AI가 책을 직접 쓸 수 있는지 즉각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어 책을 출간하게 됐지만 계속해서 AI가 쓴 책만 나온다면 독자가 외면할 것 같다"며 "훌륭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팀원이자 보조의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스노우폭스북스는 향후 챗GPT를 활용해 정보 수집이나 기획 보충 등은 하겠지만 직접 작성한 책은 출간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판계는 AI 활용 출판물의 저작권에 대한 우려의 반응을 나타냈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GPT를 개발하는 국내 기업들이 어떤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는지 지금으로서는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소속 회원사에 'AI의 출판저작물 사용 대응 관련 위임 승인서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데이터마이닝이나 대화형 인공지능 등 출판저작물을 사용하는 IT 및 AI사업에서 출판사의 권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자 한다"는 입장이다.

김시열 출협 상무이사는 "(AI가 참고한) 원천 자료들의 리스트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 저작권자들의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며 "이후에 보상이라든지 저작권법 개정이 논의돼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출협은 아직까지 챗GPT 출판물에 대한 대응 방안이나 방향을 확정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해외에서도 챗GPT 활용도서가 등장하며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국 최대 전자책 플랫폼인 아마존에 이달 중순 챗GPT가 주요 저자 혹은 공동 저자로 등록된 책은 200권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엔 실용서인 '챗GPT로 콘텐츠 제작 방법', '숙제의 힘'뿐만 아니라 '우주의 메아리'와 같은 시집도 있다.

보도에 따르면 챗GPT를 활용한 책은 200권을 훨씬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책을 쓸 때 챗GPT를 활용하고도 공동 저자에 명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로 AI가 쓴 책은 공식 통계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최근 유튜브와 틱톡 등에는 챗GPT를 활용해 책을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영상이 수백개에 이른다.

이러한 변화에 미국 작가들을 대표하는 단체인 작가조합의 메리 라센버거 회장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정말 우려하던 상황이 현실이 됐다"며 "AI가 쓴 책들이 시장을 점령하면 많은 작가들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가나 플랫폼 차원에서 책이 어떻게 쓰였는지를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수준 낮은 서적들만 시장에 넘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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