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전 코스콤 대표​
​김광현 전 코스콤 대표​

'고객 사랑'

이것 없인 위대한 기업이 될 수 없다. 하지만 고객 만족이 재무제표보다 우선하느냐에 대해선 여전히 많은 기업이 회의적이다. 기업은 고객을 행복하게 만듦으로써 투자자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이에 반하는 전략은 예외 없이 실패한다.

재무 성과가 우수한 기업과 고객 만족도가 높은 기업의 장기 성과를 비교·분석해보고 이런 확신을 더욱 굳히게 됐다.

2002년 출간된 경영학 분야 스테디셀러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저자 짐 콜린스는 주가 상승률이 시장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11기업을 위대한 기업으로 꼽았다. 애벗·서킷시티·패니메이·질레트·킴벌리클락 등이다. 반면 프레드 라이켈트 베인 시니어 고문 파트너는 2012년 펴낸 ‘고객이 열광하는 회사의 비밀’에서 아마존·아메리칸익스프레스·애플·칙필에이·코스트코 등을 NPS 선도 기업으로 꼽았다.

책에 소개된 이후 10년간 두 그룹의 누적 총주주수익률(TSR·주가 등락분과 배당금을 합친 것)을 비교해 보니, 짐 콜린스가 선정한 기업들은 전체 상장사 TSR 중간값의 40%에 그쳤다. 반면 프레드 라이켈트가 선정한 기업들은 510%에 달했다

위대한 목적(고객 사랑)을 품지 않은 기업은 위대해질 수 없다. NPS(순추천 고객 지수)라는 지표를 통해 고객 만족을 계량화 하고 구체화하여 실제 적용할 수있다.

NPS는 보통 고객들에게 해당 기업이나 서비스를 지인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는지 0~10점 척도로 묻는 방식으로 집계된다. 0~6점은 비추천 고객, 7~8점은 중립 고객, 9~10점은 추천 고객으로 분류하고 추천 고객 비율에서 비추천 고객 비율을 뺀 값을 점수로 매긴다.

이른바 ‘탈(脫)통신사 혁명’으로 업계 꼴찌에서 선두로 치고 올라온 통신사 티모바일 역시 대표적 NPS 실천 기업으로 꼽힌다. 2012년 임명된 존 레기어 CEO(최고경영자)는 “어리석고, 오만하고, 망가져 있는 업계를 바로잡겠다”며 고객 중심 전략을 천명했다. 이어 요금제 간소화, 세금과 수수료를 포함한 명확한 요금 고지, 약정 요금제 및 국제 전화 로밍비 폐지, 미사용 데이터 자동 이월 등 고객 친화적인 정책을 대거 도입했다. 그러자 티모바일 고객 수는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14%씩 늘어났고, NPS 점수와 총주주수익률 모두 업계 1위를 달성했다.

통신 산업은 업계 전체가 (고객을 착취하는) 나쁜 이익에 중독돼 있었다. 티모바일은 교묘한 방식으로 매출을 얻는 전략을 꾸준히 제거했다.

적절히 대응하는 일선 체계(inner loop) ▶왜 불만이 생겼는지 파악하고 같은 일이 반복하지 않도록 대응책을 마련하는 중간 체계(middle loop) ▶회사 정책과 사업 모델로 승화시키는 외부 체계(outer loop)가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체계화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인 기업으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을 꼽았다.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2005년 이윤 악화 우려에도 연회비 79달러를 내면 무제한 무료 배송과 2일 내 배송을 보장하는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후 고객 피드백을 적극 수용하며 배송 시스템을 꾸준히 발전시켜왔다.

집에 택배 상자가 쌓이는 게 싫다는 고객 불만이 접수되자 아마존은 주간 구매 품목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는 ‘프라임 데이’를 설정하는 등 진화를 멈추지 않았다.

고객 사랑 전략이야말로 아마존이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비결, 한국 기업이 더 분발해야 하는 이유다

한국에는 NPS 선도 기업이 없는가. 많은 한국 기업이 ‘고객 만족’을 외치는 건 한국 고객 대다수가 아직 만족하지 못한다는 반증이다. (일부 내용은 '고객사랑'에서 발췌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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