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원 기자]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이 넉 달 만에 30%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 1,161건 중 매입자가 2030세대인 거래는 358건으로 전체의 30.8%를 차지했다.

지난해 9월 34.7%를 기록한 이후 4개월 만에 30% 선을 회복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26.0%까지 떨어졌던 이 비율은 11월과 12월에 각각 29.8%, 29.7%를 기록한 뒤 올해 첫 달 30%를 넘었다.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진 데다 9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 원까지 대출해주는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되자 2030세대의 아파트 거래가 소폭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 초 40%를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2030세대의 매수세가 활발해졌다고 보긴 어렵다.

2030세대의 매수세는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외곽 지역에서 주로 나타난다. 노원구의 경우 1월 전체 거래 95건 중 2030세대 거래가 45건(47.7%)으로 절반 가까운 비율을 기록했다. 25개 자치구 중 영등포구(48.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구로구도 전체 41건 중 2030세대 거래가 18건으로 44.0%를 기록했다. 노원구와 구로구는 서울에서 비교적 집값이 저렴해 재작년 집값 급등기 때 2030세대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매수세가 집중됐던 지역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작년과 비교했을 때 집값이 많이 떨어졌고 대출 상황이 개선된 측면도 있어 급매를 중심으로 한 실수요자들의 유입이 일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부가 올해 들어 부동산 규제를 대거 풀면서 얼어붙었던 매수심리가 조금씩 살아나는 분위기다. 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지난해 11월 761건에서 올해 1월 1161건으로 크게 늘어났다.

다만 급매물 중심의 간헐적 거래일 뿐 본격적인 거래 활성화로 판단하기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여전히 높은 금리가 부동산 시장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작년 12월부터 매매 거래량이 조금씩 늘어나긴 했지만 6개월 정도의 지속성이 확인돼야 유의미한 통계로 해석이 가능하다"며 "구매 심리가 본격적으로 살아난 것인지 아니면 이사철로 접어들면서 계절적 요인에 의해 거래가 늘어난 것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더 쌓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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