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인구 1만4,347가구, 전년 동기 대비 14.9%↑
"코로나 사태에 따른 실업률 연관…계속 늘 것"

지난해 7월21일 강원 화천군 간동면 들깨밭에서 귀농청년 송주희(33) 씨가 들개밭 사이 풀이 자라지 못하도록 옥수수대를 깔고 있다.
지난해 7월21일 강원 화천군 간동면 들깨밭에서 귀농청년 송주희(33) 씨가 들개밭 사이 풀이 자라지 못하도록 옥수수대를 깔고 있다.

[신소희 기자]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 위기에 따른 여파로 전체 창업기업 수가 줄었지만 '농업 창업 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경제 불황이 농업 창업 증가세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7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의 '2022년 창업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창업기업 수는 131만7,479개로 전년 대비 7.1% 감소했다. 그러나 농·임·어업 및 광업 창업 수는 2021년 1만3,864개에서 지난해 1만5,657개로 전년대비 1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세법 개정, 주거용 건물임대업 규제강화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업 창업이 전년 대비 11만1,623개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 수치다. 

농업 창업의 증가는 귀농 인구 수의 증가와 맞닿아 있다. 귀농인구 수는 지난 2020년부터 증가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6월 통계청 발표 자료를 보면 지난 2021년 기준 귀농가구는 1만4,347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했다. 귀어 가구도 1,135가구로 전년 대비 26.5% 증가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제 불황에 따른 여파가 귀농 인구 증가세로 이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지난 몇 년 간 귀농·귀촌 인구가 계속해서 증가추세에 있고 향후 4-5년까지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요즘 귀농 인구가 증가하는 데는 코로나 사태에 따른 실업률도 연관성이 있다고 보는데, 그동안의 통계에서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직후에 (귀농 인구가) 확 늘었고 2008년 국제금융위기 때도 귀농인구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자영업하시는 분들의 경우 도시에서 장사가 안되다 보면 고향으로 내려와서 장사를 하자고 마음 먹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농지 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어서 귀농인구가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4-5년 단위, 즉 단기적으로 봤을 때는 꾸준히 늘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도시 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이 농촌의 자연환경에 끌려 귀농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청년들은 도시에서의 취업 대신 농업의 비전 및 발전 가능성을 보고 귀농을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3일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가 발표한 '2022년 귀농귀촌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귀농 이유에 대한 질문에 '자연환경'이 32.4%로 1위를 차지했다. '농업의 비전 및 발전 가능성'이 21.0%로 그 뒤를 이었다. 

농촌으로 돌아온 이들의 발걸음을 잡기 위한 각종 지원 정책들도 농업창업 증가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벤처기업협회 등은 농산업 및 푸드테크 분야 기술창업 생태계 조성·확산을 통한 농업·농촌의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 및 사업화 촉진을 위해 힘쓰고 있다. 단체는 농산업 기술창업기업의 현장 밀착 지원을 위해 '농식품 벤처창업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농식품 벤처육성지원'과 창업기업 '창업사업화 자금'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농업·농촌 창업기업의 판로 확보를 위한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우체국 쇼핑몰과의 협업으로 온라인 채널의 입점을 지원하고, 중소기업유통센터(중기유통센터)와의 협업으로 역량 강화 및 온라인 채널의 입점을 지원한다. 또한 국회 소통관 내 전시·판매관의 운영으로 제품 전시 및 체험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지역별로 귀농 인구의 발걸음을 붙잡기 위한 지원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경상남도 합천군은 안정적인 영농정착을 돕기 위해 지난 2020년부터 귀농·귀촌인에게 체류공간과 각종 영농교육, 농촌체험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농업창업단지'를 운영하고 있다. 합천군으로 이주해 귀농하고자 하는 65세 미만의 도시인이 지원 대상이다.

전라남도 진도군 또한 귀농인 정착을 돕기 위해 주택 구입과 창업에 쓰이는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진도군은 농업분야 창업자금 3억원과 주택구입 자금 7,500만 원을 연 1.5%의 금리로 지원하게 된다.

지역 관계자는 "도시 생활에 지쳐 귀농하는 인구가 많아지고 있는데 초반에는 기반 시설이 없다보니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다"며 "귀농 초기에 농지를 구입한다거나 시설 하우스를 설치하는 데 도움을 드리기 위해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귀농인들의 안정적 정착을 돕고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들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