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
이재명 민주당 대표

[심일보 대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시장·경기지사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전형수 씨가 전날 오후 6시40분께 성남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 씨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 당시 비서실장과 행정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했다.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가 된 뒤에도 당선인 비서실장을 거쳐 초대 비서실장을 맡았다. 이후 경기주택도시공사(GH)에서 경영기획본부장을 지내다 사장 직무대행을 역임하기도 해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그는 이 대표가 대선 후보 때 자신의 아파트 옆집을 직원 합숙소로 전세 임대한 것이 논란이 됐을 당시, 해당 합숙소의 운영·관리를 총괄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당시 GH 측은 “합숙소 옆집에 이 후보가 살고 있는지 모르고 아파트를 임대했다”는 입장이지만, 정치권에서는 “해명의 설득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오늘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 씨는 서울중앙지검이 지난달 대장동 사건과 함께 이 대표에게 구속 영장을 청구했던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과 관련, 이 대표의 ‘제3자 뇌물’ 혐의의 공범으로 입건돼 있는 상태다. 이 사건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때 네이버, 두산건설, 차병원, 푸른위례 등 기업 4곳의 인허가 청탁을 들어주고 그 대가로 133억5,000만 원의 뇌물을 성남FC에 후원금 명목으로 내게 했다는 내용이다.

수원지검에서 수사 중인 쌍방울 그룹 비리 사건에도 전 씨가 등장한다. 검찰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이 대표의 방북 경비 명목 등으로 800만 달러를 북에 줬다는 혐의 등과 관련해 이 대표의 관련성을 수사 중이다. 

전 씨는 지난 2019년 5월 21일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모친상을 당하자 조문을 다녀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전 씨는 조문을 마친 뒤 쌍방울 관계자에게 “남북 경협 합의서 체결을 축하한다” “대북 관련 사업의 모범 사례가 됐으면 좋겠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쌍방울은 김성태 전 회장의 모친상 열흘쯤 전인 2019년 5월 12일 중국 단둥에서 북한 측과 경제 협력 합의서를 체결하며 북한 내 지하자원 개발 등 여섯 분야의 사업권을 따냈다. 쌍방울 측은 전 씨가 쌍방울과 경기도가 함께 추진하던 대북 사업과 관련한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이해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전 씨는 검찰 수사 대상은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 씨의 죽음으로 이 대표 주변 인물의 사망은 총 5건으로 늘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속에 뒷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은 2021년 12월 10일 오전 고양시 자택 인근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숨졌다. 같은 달 21일 대장동 개발 실무 책임자였던 김문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1처장 역시 성남시 사무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채 발견됐다. 2명이 잇따라 대장동 의혹 속에서 숨진 것이다.

지난해 7월 26일에는 이 대표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의 핵심 인물 배모 씨의 지인 A 씨가 극단적 선택으로 숨졌다. A 씨는 개인 신용카드를 배 씨에게 빌려줬지만, 이 카드가 사건에 사용된 카드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해 1월 12일에는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처음 제보했던 한 시민단체 대표 이모 씨도 서울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다만 이 씨는 극단적 선택이 아니라 지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최종 결론 났다.

어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공판에서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위해 살아간다고 자신을 10년 동안 세뇌했고 이 때문에 측근에게 대선 경선 자금을 전달한 사실을 덮으려 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그는 “저는 지난 10년간 ‘나는 이재명을 위해서 산다’고 스스로를 세뇌했다”며 “그 때문에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 때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을 때 대법원에서도 패소하면(당선무효형이 확정되면) 광화문에서 분신할 생각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의 측근으로 불리는 유동규의 '고백' 과 5명의 죽음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이 대표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발생한 이 대표 사건 관련 인물의 사망 사례 5건 중 타살 혐의점이 발견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사망한 이들 가운데 이 대표 관련 사건의 핵심 인물들도 포함돼 있어 이 대표가 도의적 책임에 따른 해명을 제시해야 한다는 반응을 내고 있다.

죽은 者는 말이 없다. 하지만 산 者는 말을 해야 한다. 그것이 인간의 도리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