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아이오닉 5 생산라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아이오닉 5 생산라인

[정재원 기자]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달 미국에서 역대 월간 최다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전기차 판매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세제혜택 등의 여파로 감소했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은 올 3월 한 달동안 총 7만5,404대를 팔았다고 2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는 전년 동월보다 27% 증가한 규모로 현대차는 5개월 연속 월간 최다 판매 기록을 올렸다. 올해 1분기(1~3월) 판매량도 18만4,449대로 지난해 동기보다 16% 증가했다.

차종별로 보면 소나타는 전년 동월보다 209% 판매량이 크게 늘었고, 베뉴 (74%)와 투싼(47%), 싼타페(31%), 산타크루즈(30%), 코나(21%)의 판매량도 증가했다. 같은 기간 친환경차인 싼타페 하이브리드(123%), 투싼 하이브리드(52%), 엘란트라 하이브리드(37%)도 판매가 늘었다.

기아도 지난달 판매 호조세를 이어갔다. 기아 미국판매법인(KA)의 지난달 판매량은 7만1,294대로 전년 동월 대비 19.8% 증가했다. 1분기 판매 규모는 전년 동기보다 19.8% 늘어난 18만4,146대로 역대 1분기 최대였던 2021년보다 15% 증가한 기록을 세웠다.

에릭 왓슨 기아 아메리카 영업담당 부사장은 "기아의 1분기 기록은 최첨단 디자인과 혁신적인 기술로 브랜드 구축, 잔존 가치 향상, 세계 정상급 모델 제공 등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라며 "기아의 변혁은 계속해서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종별로는 카니발·스포티지·텔루라이드·포르테 등 4개의 차종 판매량이 증가했다. 카니발은 지난달 전년 동월 보다 81% 늘어난 3,009대가, 스포티지는 37% 증가한 1만2,965대가 판매됐다. 텔루라이드와 포르테는 각각 23%, 14% 늘어난 1만585대, 1만1,891대가 팔렸다. 같은 기간 친환경차 판매도 10% 늘었다.

하지만 전기차 판매량은 양사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현대차의 준중형 SUV 아이오닉 5는 지난달 2,114대가 팔렸지만 전년 동월 대비 22% 감소했다. 아이오닉 6는 222대 팔리는데 그쳤다. 두 차량의 합산 판매량은 2,336대로 전체 판매량의 약 3.1%를 차지한다.

1분기 판매량도 전년 대비 8% 떨어졌다. 아이오닉 5의 1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8% 줄어든 5,736대다. 아이오닉 5는 지난해 미국에서 2만2,982대가 판매될 정도로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었으나 IRA법 영향으로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는 68% 감소한 988대 판매에 그쳤다. 전년 동월 3,126대, 전년 2만498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EV6의 월간 판매 하락세에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인 인사이드EV은 IRA법의 세액공제 규정 발표와 신차 공급 부족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31일 IRA법 세부 규칙을 공개했다. 핵심은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50% 이상,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광물을 40% 이상을 사용하면 각각 3,750달러를 지급하는 구조다.

미국은 지난해 8월 기후변화 대응을 이유로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를 대상으로 최대 보조금 7,500달러(약 1,000만 원)을 지급하는 IRA를 발효했다. 세부 지침 규정안은 오는 4월 18일부터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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