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현미
가수 현미

[김승혜 기자] 지난 4일 세상을 떠난 가수 현미(85·김명선)는 별세 전날까지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5일 가요계에 따르면 현미는 지난 3일 대구에서 일정을 소화하고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등 말년에도 활발히 활동을 해왔다. 현미는 지난달 20일 방송된 채널A 교양 프로그램 '순정시대'에서 지인을 집에 초대하고 쇼핑을 즐기는 등 건강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자연 대한가수협회 회장, 현미와 절친했던 가수 임희숙 등 지인들도 최근까지 현미가 건강했다며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현미는 항상 차에 얼음을 갖고 다니며 깨물어 먹었을 정도로 평소 파워풀한 모습이었다. "몸에 열이 많을 뿐만 아니라 열정이 넘치셨기 때문에 얼음은 필수였다"고 이 회장은 기억했다. 

특히 이 회장을 비롯 현미의 정정한 모습에 많이 이들이 백살 넘도록 함께 노래하자고 입을 모아 덕담을 건넸고 이에 대해 현미는 항상 흡족한 웃음을 지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건강한 현미가, 이렇게 건강한 고령자가 어느 날 갑자기 사망하게 된 이유와 관련해 사망 당일 아침 119에 구급 신고한 기록은 없다. 자택서 숨진 현미를 발견한 팬클럽 회장 김모씨는 “고인이 편안한 얼굴이었다”고 했다고 한다. 여러 정황상 현미는 수면 중에 발생한 갑작스러운 증세로 죽음을 맞았을 가능성이 크다. 편안한 얼굴 등을 볼 때 “고통 순간을 최소화하고 별세했다면 복(福) 아니냐”는 말도 일부에선 나온다.

성인 돌연사 통계에 따르면, 이렇게 건강한 고령자가 황망히 세상을 뜨는 가장 큰 원인은 숨어 있던 심혈관 질병의 폭발이다. 평소에 감지되지 않았던 관상동맥 협착이 있었고, 자다가 관상동맥 경련이 일어나 심근경색증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영훈 고려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매체와의 통화에서 “심근경색증으로 응급실에 실려오는 환자의 30~40%는 심근경색증 발생이 병을 인지하는 첫 증상”이라며 “관상동맥이 60~70% 정도만 막혀 있으면 달리기나 강도 높은 운동을 하지 않는 한 일상생활 하면서 숨이 차지 않고, 가슴 통증도 못 느끼고 지낸다”고 말했다. 

급성 심근경색증은 혈압과 맥박이 불안정한 새벽과 아침 시간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심근경색증이 발생하면 뒤따라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지는 부정맥이 일어난다. 이때 숨이 가빠지면서 뒤척일 수 있으나, 혼자 수면 중이었기에 깨어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심장이 부르르 떨리는 부정맥이 수분간 지속되면 심정지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영훈 교수는 “고령자는 활동량이 적어서 숨어 있는 심혈관 질환이 있어도 증세가 밖으로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나이가 들면 증상이 미약해서 병이 있어도 가려지기 때문에 정기적인 심장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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