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이북 14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노원 상승
중개업소 "호가 올 초 보다 5천만 원 가량 올라"
단기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 가능성 지적도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정재원 기자] 서울 노원구 집값이 1년4개월 만에 반등했다. 주택 시장 침체와 고금리로 인한 이자 비용 고통에 잠못 이루던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집 산 사람)들이 한숨 돌리게 됐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7% 떨어진 가운데 노원구 매매가격은 0.04% 상승했다. 노원구 아파트 가격이 상승 전환한 건 2022년5월 이후 51주 만이다. 또한 강북 14개 구 중에서 유일하게 아파트 매매가격이 올랐다.

  올해 들어 한강 이남의 송파·서초·강남·동작구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세를 보인 적은 있었지만 한강 이북 아파트값이 오른 것은 노원구가 처음이다. 

노원구 아파트값 반등에 주목하는 것은 2~3년 사이 영끌족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였던 지역이기 때문이다.

2021년 노원구는 연간 아파트 매매가격이 9.83% 올라 서울에서 상승률 1위를 기록했었다. 당시 서울에서 6억 원을 밑도는 아파트가 많을 정도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해 갭투자와 영끌쪽이 대거 몰렸다. 그러나 작년에는 금리인상이 빠르게 이뤄지자 영끌족들이 몰린 지역을 중심으로 더 타격이 컸다. 그 여파로 노원구는 7.22% 떨어지며 서울에서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영끌 대출로 주택을 사들인 젊은층 입장에선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에다 집값 하락까지 겹쳐 고통이 커졌다. 하지만 최근 노원구에서 반등 거래가 이어지고 있어 한숨 돌리게 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월계동 그랑빌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4일 7억7,000만 원(5층)에 거래됐다. 올해 1월 6억8,000만 원(20층)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1억 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매물 호가도 작년 말에는 7억 원 안팎의 매물이 있었는데 지금은 7억 원 중반대 매물도 자취를 감췄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노원구 월계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올해 초 정부의 규제 완화 발표 이후 급매물이 빠지고 매매 호가도 바닥 기준으로 5,000만 원 정도 올랐다"고 설명했다. 

노원구 중계동 청구3차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5일 10억3,000만 원(14층)에 거래됐다. 올 2월 9억2,000만 원(3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 가까이 올랐다.

노원구 중계동 건영3차 전용면적 84㎡도 지난달 16일 9억5,500만 원(9층)에 거래됐는데 올 초 9억1,000만 원(14층)에 손바뀜 됐던 것과 비교하면 5,000만 원 가까이 올랐다. 

 최근 금리 인상 사이클이 정점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단기간에 가격이 크게 하락한 지역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 수요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아직은 지역별로 집값이 혼조세를 보이는 데다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 수준일 수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주된 부동산 전문가들 견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집값이 급락한 지역을 중심으로 발 빠른 투자 수요가 움직이고 있지만 여전히 금리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일시적 반등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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