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와 코인 업체 간 유착 관계 의심"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거액의 '가상자산 보유' 논란에 휩싸인 김 의원은 자진 탈당을 선언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거액의 '가상자산 보유' 논란에 휩싸인 김 의원은 자진 탈당을 선언했다.

[김민호 기자] "상장정보를 활용해서 돈을 쉽게 번 거래 행태로 보입니다"

최근 '김남국 저격수'로 유명해진 변창호 코인사관학교 운영자의 진단이다. 그는 지난 13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코인 거래를 분석하며 이같이 말했다.

변 씨는 최근 '김남국 코인스캔들'의 핵심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인물이다. 그가 김 의원의 소유로 추정되는 카카오톡 가상자산 지갑 '클립'을 최초로 발견했기 때문이다. 변 씨는 클립 최초 발견 이후 거래 내역 분석을 통해 김 의원의 과거 코인 거래 행태를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변 씨는 이번 스캔들의 핵심을 '상장정보'로 꼽았다. 김 의원의 거래 패턴에서 이른바 '펌핑정보'인 상장정보를 알고 움직인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정보를 제공한 주체가 코인 업체일 확률이 크다는 점에서 정계와 코인 업체 간 유착 관계를 의심했다.

그는 "김남국 코인 스캔들의 본질은 정치인과 코인 업체 간 유착"이라며 "최근 클립을 통해 굵직한 자금 흐름을 모두 분석한 결과 외부자금을 코인 형태로 받은 게 아니라 내부자가 제공한 상장 정보를 활용해 선취매 했을 가능성이 매우 커 보인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유형의 돈과 코인이 아닌 무형의 상장 정보를 정치인 상납 용도로 받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이런 추정은 김 의원의 매수 시기가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변 씨는 "김 의원이 자꾸 고점에 팔지 못했다는 '매도' 시점을 강조하며 미공개 정보 의혹을 부인하지만, 사실 중요한 건 '매수' 시점"이라며 "마켓메이커(MM) 등 시세 조종 세력들이 정해둔 매도 시점은 깨질 때가 많다. 따라서 '저점'인 매수 시기에 들어가는지가 더욱 중요한 정황"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김 의원은 마브렉스와 메타콩즈, 비트토렌트 등 일반인이 잘 알지 못하는 비주류 코인들을 '저점'에 대량 매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변 씨는 또한 김 의원의 탈중앙화금융(디파이) 거래 행태도 이같은 의혹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온체인 데이터에서 확인한 김 의원의 디파이 실력은 매우 초보자 그 자체"라며 "디파이의 기반 기술과 원리도 잘 모르는 디린이(디파이+어린이)가 몇십억을 거침없이 넣었다 잃는 모습은 해당 돈을 쉽게 벌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즉 앞서 내부자 정보를 활용해 쉽게 벌었던 돈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큰 디파이에서도 거침없는 투자가 가능했다는 추측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스캔들의 진상 조사를 위해서는 '거래소 내부 오프체인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클립 등 온체인 데이터에서 확인되는 정보만으로는 진실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변 씨는 "앞서 밝혀진 클립 지갑 온체인 데이터 분석으로는 나올 내용이 다 나왔다"며 "확실한 혐의점과 증거를 잡아내려면 검찰 수사에 필요한 영장과 국회의원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소 내부 데이터만 확보한다면 김 의원이 어떤 코인을 매매 했는지, 정보를 준 주체가 어디인지, 해당 코인의 펌핑으로 거래소 내 이득을 본 계정 주인이 누구인지 모두 알 수 있다"며 "해당 내용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많은 정치인과 친인척이 나올 수 있어 김남국 스캔들이 아닌 대형급 스캔들로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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