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순 서울대 교수팀, 체감실업자 추적조사 연구
우울, 극단 선택 위험…"정신건강 증진 노력 절실"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023 제1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023 제1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신소희 기자] 최근 1년간 실직을 경험한 사람 10명 중 4명 이상은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순 서울대 교수팀은 23일 국내 체감실업자의 실직 경험과 건강 및 웰빙에 대한 추적조사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지원 과제인 '코로나19로 인한 실직의 경험과 건강과 웰빙 영향 관리 전략 개발'의 일환으로 실시했다.

이 조사는 지난해 3월11~20일에 1차, 올해 4월19~28일에 2차 조사를 했으며 1차 조사에 참여한 국내 체감 실업자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717명 중 500명이 2차 조사 대상자였다.

조사 결과 지난 1년 동안 한 번이라도 실직을 경험한 사람은 전체의 36.2%였다.

추가 실직 경험자 중 실직의 사유가 코로나19와 관련 있는 경우는 40.3%다. 이는 2022년 1차 조사(27.1%) 때보다 13.2%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가 실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은 10.5%였고 간접적으로 영향을 줬다는 응답은 29.8%였다.

1차 조사에서 체감실업자였던 응답자 중 42.2%는 현재도 체감실업 상태였다. 취업을 한 경우는 38.6%, 나머지 19.2%는 비경제활동인구 등 미분류다.

구직 부담의 경우 5점 만점에 1.96점으로 나타나 일자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이면서 실직을 했거나 일한 경험이 없는 경우, 월가구소득이 300만 원 미만인 저소득자 등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구직 부담 수준이 높았다.

향후 일자리 전망에 대해서도 5점 만점에 2.31점으로 비교적 저조했다.

체감 실업자의 우울 수준을 측정한 결과 우울증 수준인 10점 이상 비율이 37.6%였는데 이는 일반 인구집단 내 우울증 수준 비율 25.1%와 비교하면 높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 봤다는 비율은 29.2%, 계획했다는 응답은 10.8%였고 실제로 시도한 비율은 8%였다. 극단적 선택 생각의 경우 여성, 20대, 고졸이하 저학력자, 월평균 가구소득 300만 원 미만, 미혼 집단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다.

삶의 만족도의 경우 만족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39.6%로, 만족한다는 비율(35.4%)보다 높게 나타났다.

유 교수는 "해가 갈수록 나아지는 방역 상황과 달리 지난 1년 동안 일을 그만둔 사유가 코로나19 상황과 관련이 있다는 응답 분율이 지난해보다 올해 조사에서 더 높아진 것은 시사점이 크다"며 "코로나19로부터의 회복이 강조되는 가운데, 이번 조사에 참여한 체감실업자 전체를 향한 강화된 정신건강 증진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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