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신용 1,853조9,000억 원…13조7,000억 원 감소
주담대 1,017조9,000억 원…0.5% 증가

1분기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이 전분기 대비 13조7,000억 원 줄어 역대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높은 금리와 부동산 업황 침체 등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줄어들고 판매신용도 감소 전환한 영향이다. (그래픽=뉴시스)
1분기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이 전분기 대비 13조7,000억 원 줄어 역대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높은 금리와 부동산 업황 침체 등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줄어들고 판매신용도 감소 전환한 영향이다. (그래픽=뉴시스)

[정재원 기자]  가계신용이 전분기 대비 14조원가량 줄어 역대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높은 금리 수준과 부진한 부동산 업황 등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줄어들고 판매신용도 감소 전환한 영향이다. 가계신용에서 비중이 가장 큰 가계대출도 전분기말 대비 10조3,000억 원 줄었는데, 이 또한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3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1분기 말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과 카드사, 백화점 등 판매신용을 더한 가계신용 잔액은 1,853조9,000억 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13조7,000억 원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직전 최대 감소폭은 지난해 4분기 -3조6,000억 원이었다.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는 분기별로 가계신용이 30조 원 이상씩 늘어 월 평균 증가액이 10조 원을 웃돌았다"며 "이번 1분기 가계신용 감소폭은 증가 시기의 규모에 비해서는 그렇게 큰 편은 아니고 완만한 부채 축소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가계신용에서 비중이 가장 큰 가계대출은 전분기말 대비 10조3,000억 원 감소한 1,739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감소폭으로 직전 최대 감소폭은 지난해 4분기 -7조 원이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커졌지만 기타대출 감소폭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 

박 팀장은 "금융위원회에서 발표한 4월 가계대출 동향을 보면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이 전분기 대비 2,000억 원이 소폭으로 증가 전환했는데,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 전환했다"며 "2분기에는 감소세가 다소 둔화될 것 같다"고 말했다. 

상품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은 전분기 대비 5조3,000억 원(0.5%) 증가한 1,017조9,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수준으로 기존 최대액는 전분기에 기록한 1,012조6,000억 원이었다.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등 기타대출은 전분기 대비 15조6,000억 원(-2.1%) 줄어든 721조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감소폭으로 기존 최대 감소폭은 전분기 -11조7,000억 원이었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감소했고 기타금융기관 등은 증가 전환했다.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정책모기지 양도, 신용대출 감소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12조1,000억 원 감소한 890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폭 감소로 기존 최대폭 감소는 2013년 1분기 -4조9,000억 원이었다. 지난해 3분기에 이어 3분기 연속 감소세다.

부동산대출 리스크 관리가 강화되며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분기 대비 9조7,000억 원 줄어 335조7,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폭 감소로, 기존 최대폭 감소는 전분기 -3조8,000억 원이었다. 

박 팀장은 "새마을금고 같은 경우 주택담보대출하고 기타 대출 모두 감소했는데 리스크 관리 강화 영향도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보험사와 증권사 등 기타금융기관 등의 가계대출은 전분기 대비 2조3,000억 원 늘며 513조3,000억 원으로 증가 전환했다. 주택관련대출 증가, 정책모기지 양수, 주식관련 대출 확대 등의 영향이다. 지난해 4분기 기타금융기관 등의 가계대출은 2021년 4분기 이후 5분기 만에 감소 전환한 바 있다. 

박 팀장은 "공적 금융기관에서 5조 원이 증가하고 기타 금융중개회사에서 7조2,000억 원이 증가했는데 공적금융기관에는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기금이 해당되는데 주택도시기금에서 주택 구입자금이나 전세자금 대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타 금융중개회사에선 자산유동화회사에서 정책 모기지 취급이 늘어난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를 했고 증권사는 개인 투자자에 대한 신용 공여액이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판매신용 잔액은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전분기보다 3조4,000억 원 감소한 114조4,000억 원을 기록했다. 가계대출과 판매신용 잔액이 함께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판매신용 잔액은 전분기(117조7,000억원)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판매신용은 재화의 판매자 서비스 제공자가 제공하는 외상거래 중 아직 결제되지 않은 결제 잔액을 의미한다.

박 팀장은 "하나는 이제 계절 요인이 소멸한 부분이 있는데 지난해 연말에 소비가 회복되면서 신용카드 이용액도 늘었다"며 "다른 하나는 지난해 11월께 신용카드 회사들이 무이자 할부 기간을 단축한 영향으로 1분기 할부 이용액이 줄어 전반적인 판매신용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4월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이 1분기 월 평균 금액보단 조금 더 높은 수준으로 회복됐다"며 "최근에 이제 그런 대면 서비스나 이런 대면 활동이 이제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도 판매 신용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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