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운위 개최 2022년 경영실적 평가결과 의결
130곳 중 18곳 D·E등급 받아…'우수' 줄고 '보통' 늘어
재무상황 악화 에너지 공기업 2개 등급 이상 '하락'
경영실적 부진 기관장 해임 건의…성과급 삭감·반납

공공기관 경영실적 기관별 평가결과/ 뉴시스
공공기관 경영실적 기관별 평가결과/ 뉴시스

[김민호 기자]  윤석열 정부 첫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하 등급을 받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를 비롯해 거대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한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18개 공공기관이 'D(미흡)' 이하 낙제점을 받았다.

재무실적이 개선된 기관은 우수한 평가를 받은 반면, 재무상황이 악화된 한전과 발전자회사 등 에너지 공기업은 등급이 크게 하락해 재무실적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2년 연속 낙제점을 받은 기관 중 5개 기관의 기관장은 해임 건의하고, 한전과 코레일 등 재무위험이 높은 기관은 성과급 지급을 제한하거나 반납을 권고한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8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및 후속조치'를 심의·의결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공기업 36개, 준정부기관 94개, 감사평가 기관 63개를 대상으로 올해 2월부터 민간전문가로 평가단을 꾸려 4개월 여의 평가기간과 외부 검증절차를 거쳤다.

정부는 지난해 예산 삭감·복지 혜택 축소 등 재무개선과 직무급제 도입 등 보수체계 개편, 자산 매각 등 고강도 공공기관 혁신안을 발표하고 공공기관 경영평가편람을 수정해 전반적인 지표체계를 개편한 바 있다.

재무성과 지표 비중을 공기업 기준 10점에서 20점으로 대폭 늘리면서 재무실적이 개선된 기관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반면 당기순손실이 확대된 공공기관은 D등급을 받았고, 적자폭이 커지는 등 재무상황이 악화된 에너지 공기업은 전반적으로 등급이 하락했다.

추경호 부총리는 "과거의 온정주의 관행에서 벗어나서 공공기관의 실적을 엄격하게 평가했다"며 "재무성과 비중 확대로 재무 상황이 악화된 기관의 등급이 크게 하락했고, 특히 에너지 공기업 12곳은 전반적으로 등급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가장 낮은 'E(아주미흡)'를 받은 기관은 공기업 중 코레일이 유일했다. 코레일은 전년도 D를 받은데 이어 이번에는 최하 등급을 받는 불명예를 안았다. 준정부기관 중에서는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한국건강증진개발원 등 3개 기관이 E등급을 받았다. 전년(공기업 1개, 준정부기관 2개)보다 1개 늘었다.

D등급를 받은 기관은 한전, LH, 주택도시보증공사, 인천항만공사, 강원랜드 등 공기업 5개, 한국국토정보공사,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한국사회보장정보원, 한국승강기안전공단,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독립기념관, 한국소방산업기술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해양수산연수원 등 준정부기관 9개로 총 14개였다.

이는 전년(공기업 4개, 준정부기관 11개)보다 1개 줄어든 것으로, 낙제점에 해당하는 E·D등급은 총 18개다. 지난해와 같지만 최하 등급 기관과 공기업 비중이 커졌다.

전년도 1개 기관(한국동서발전)이 있었던 최고 등급인 'S(탁월)'를 받은 기관은 이번에 한 곳도 없다. 'A(우수)'는 공기업 5개, 준정부기관 14개 등 총 19개 기관이 받았지만 전년(공기업 8개, 준정부기관 15개)보다 줄었다.

'B(양호)'는 공기업 13개, 준정부기관 35개로 전년도와 같은 48개였다. 'C(보통)'는 공기업 12개, 준정부기관 33개 등 총 45개로 나타났다.

재무성과 지표 상향으로 영업이익, 부채비율, 사업비집행률, 일반관리비 등 재무실적이나 관리 여부에 따라 등급 변동이 컸다.

전년도 7개에 불과했던 2등급 이상 변동기관 수가 이번에는 26개나 됐다. 12개 기관은 2등급 이상 뛴 반면, 14개 기관은 2등급 이상 하락해 등락폭이 두드러졌다. 2등급 이상 하락한 기관은 상당수가 재무실적이 악화한 에너지 공기업이다.

임직원 비위 행위나 안전 사고가 발생하는 등 공공기관이 준수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한 기관은 미흡 이하(D·E) 등급을 받았다. 새 정부의 핵심과제인 직무급 도입을 차질 없이 추진한 공공기관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재부는 경영실적이 부진한 기관에 대해서는 기관장 해임을 건의할 계획이다. 2년 연속 D 등급을 받았거나, 최하인 E 등급을 받은 경우다. 전체 9개 기관 중 재임기간이 짧거나 이미 기관장을 해임한 코레일을 제외한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한국건강증진개발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한국소방산업기술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 5개 기관이다.

경영실적이 미흡한 기관과 중대재해가 발생한 12개 기관의 기관장은 경고조치한다. 감사평가가 미흡한 3개 기관의 감사에 대해서도 경고조치할 방침이다.

공운위는 기관 재무위험이 높은 공기업의 경영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임원과 1·2급 직원 성과급을 삭감하기로 의결했다. C등급 이상 기관을 대상으로 기관 유형별·등급별로 성과급을 차등지급한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는 등 재무위험이 높은 공기업은 성과급을 삭감하거나 자율반납할 것을 권고했다.

D등급을 받은 한전은 성과급을 받을 수 없고, 전년대비 부채비율이 50% 이상 급증한 대한석탄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가스공사 임원은 성과급을 전액 삭감하고, 1~2급 직원은 50% 삭감한다.

중부발전 등 발전자회사 6곳을 비롯해 지난해 순손실이 발생한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등도 성과급 삭감 또는 자율반납 권고 대상에 올랐다.

아울러 직무급 도입 실적이 우수한 기관에는 총인건비 추가 인상(+0.1%p)하고, 미흡 이하(D·E) 18개 기관은 경상경비를 0.5~1% 삭감하기로 했다.

D·E 등급을 받은 18개 실적부진 기관에 대해서는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경영개선 컨설팅을 실시하는 한편,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관에 대해서도 안전 관련 개선계획을 받을 예정이다.

추 부총리는 "윤석열 정부는 공공기관 생산성 제고, 자율·책임 및 역량 강화, 민간·공공기관 협력 강화 등 공공기관 혁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올해도 공공기관 혁신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지속하고 공공기관들의 혁신을 유도하고 향후 경영평가 시 충분히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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