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반등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

[정재원 기자] 삼성전자가 7만 원대에서 횡보하고 있지만 증권가는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며 '9만전자'를 탈환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도체 업황 반등으로 인해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0.42% 상승한 7만1,6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달 26일 '7만전자' 고지에 오른 이후 상승세가 주춤하며 7만2,000원대에 안착하지 못하고 있다. 7만 원~7만1,000원대 초반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답보상태에 머물러있다.

제자리걸음인 주가에 온라인 종목게시판에는 '8만전자 되려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6만전자로 다시 돌아가는 것 아니냐', '7만전자에 개미들만 물렸다'는 투자자들의 푸념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국내 증시에서 '팔자'세로 돌아선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는 꾸준히 사들이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9일부터 전날까지 국내 증시에서 1조1,357억 원을 던지는 와중에 삼성전자 5,144억 원 어치 순매수했다. 올 들어 전날까지 6개월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1조4,055억 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 보유율은 지난 19일 기준 52.59%로 1년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주력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지난 데다, 엔비디아발 인공지능(AI) 열풍의 수혜를 받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실적 회복 기대감에 주가는 올 초 '5만전자'에서 7만 원선까지 올랐다. 삼성전자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상향한 보고서도 나왔다. KB증권은 2분기 삼성전자 실적이 시장의 추정치를 5배 웃도는 9,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2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9,012억 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인 1,777억 원의 5배를 넘을 것"이라며 "삼성전자 분기 실적은 지난 1분기에 바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주가가 지지부진하지만 업황 반등으로 하반기 실적 개선과 함께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견해다. 증권가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9만 원~9만5,000원으로 10만 원 턱밑까지 높였다. 특히 삼성전자의 AI 수요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수요 개선과 디스플레이 성수기 진입, 폴더블폰 신모델 등에 힘입어 올 하반기 업황은 기대할 만하다. 재고 정상화 이후 고객사들의 재고 축적 수요 증가가 진행되고 있다"며 "AI 투자 열기로 인해 고용량 디램(DDR5·HBM)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목표주가 8만7,000원을 유지했다.

김 연구원도 "삼성전자는 4분기부터 북미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에 HBM3 공급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며 “4분기 삼성전자의 HBM3 본격 양산은 최근 경쟁사와 벌어진 주가 상승률 차이를 축소하는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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