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규채.
[서울=뉴시스] 박규채.

[김승혜 기자] 영화진흥공사(현 영화진흥위원회) 사장을 지낸 원로 배우 박규채 옹이 1일 오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5세.

강원 속초 출신으로 고려대 농학과를 나왔다. 국립극단 등에서 연극배우로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1961년 MBC 성우를 거쳐 1962년 서울중앙방송(KBS 전신)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드라마 '제1공화국' '야망의 25시' '제3공화국' '수사반장' '전원일기' 등에 나왔다. '제1공화국'에선 이승만 정권의 이기붕 부통령 역을 맡아 눈도장을 받았다. '전원일기'에선 최불암이 맡은 '김 회장'과 친구지간인 면장 역을 맡아 대중적으로 얼굴을 알렸다.

특히 1980년대 인기 드라마 '거부실록' 중 '공주갑부 김갑순' 편에서 김갑순 역을 맡아 인기를 누렸다. 당시 세태를 반영한 풍자적 대사인 '민나 도로보데스'(일본말로 '모두가 도둑이다'라는 뜻)를 유행시켰다. 박규채의 해학적 연기가 빛을 발했다. 본인이 대표작으로 꼽는 드라마는 타이틀롤을 맡았던 '박순경'(1983)이다. 이 작품으로 한국대상을 받았다.

1987년 13대 대통령 선거 당시엔 야당 총재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 지지 연설을 했다. 이후 방송에서 퇴출당해 당시 셋방살이를 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김영삼 정부 후반인 1997년 영화진흥공사 사장에 임명되기도 했다.

사단법인 한국평생교육복지진흥회 회장을 지내고 노인학교를 이끄는 등 사회 봉사도 꾸준히 했다. 말년엔 오페라 해설을 하는 등 다재다능했다. 한남대 객원 교수 등을 지냈다. 노년엔 TV 드라마·영화에서 주로 중후한 아버지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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