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파주 집값, 금리 인상 반토막·규제완화 후 재반등
화성 동탄신도시 일부 단지 신고가 경신 사례 잇따라
"GTX 호재 이미 반영"…거래량 적어 대세 상승 '한계'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정재원 기자] "실거래가가 오르고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있어요."

지난 7일 경기 화성 동탄역롯데캐슬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현재 급매물이 대부분 소진됐다"며 "내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개통을 앞두고, 최근에 매수 문의 전화가 많이 온다"고 전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각종 개발 호재로 한때 집값이 급등하다, 금리 인상 이후 하락세가 가팔랐던 동탄 지역 집값이 최근 반등하고 있다. 일부 단지에선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신고가 경신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집값이 반등세를 보이자, 덩달아 분양시장 분위기도 살아나는 양상이다.

내년 상반기 GTX-A 노선이 가장 먼저 개통된다. 내년 상반기 동탄과 수서 구간이, 내년 하반기 서울역과 운정 구간이 차례로 개통된다. 삼성역 복합환승센터는 2028년 개통될 예정이다.

GTX-A 노선 정차역 인근 단지에 주택 수요가 몰리자, 집값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롯데캐슬'(전용면적 65㎡)가 지난 5월 12일 11억 원에 거래되면서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2021년 7월 6억8,476만 원 마지막 거래 이후 2년여 만에 4억 원 이상 올랐다. 또 지난해 3월 6억5,920만 원에 거래된 '동탄역유림노르웨이숲'(전용면적 84㎡A타입)은 지난 5월 21일 9억6,500만 원에 신고가를 찍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6일 기준 0.91% 내림세로 새해에 진입한 화성시 아파트 매매시장은 지난 4월 0.01% 상승했다. 이후 지난달 26일 기준 상승 폭이 0.32%로 확대됐다.

청약 시장에도 온기가 돌고 있다. 최근 분양에 나선 단지에서 경쟁률이 치솟았다. DL이앤씨가 경기도 화성시 신동에 시공한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가 2회차 1·2순위 청약에서 평균 4.27대 1, 최고 22.3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 2회차 1·2순위 청약 접수 결과, 35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500명이 몰리며 평균 4.2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용면적 99㎡F에서는 최고 경쟁률 22.33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GTX 수혜 도시 중 하나인 파주지역 집값도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산내마을 10단지 운정푸르지오’(전용면적 84㎡)는 지난달 5월 6억9,00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 1월 5억7,0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 원 이상 상승했다. 또 '초롱꽃마을 13단지 디에트르 더 퍼스트'(전용면적 84㎡)는 지난 4월 6억2,200만 원에 거래되며 지난 1월 5억5,000만 원에 매매된 것과 비교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선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와 첨단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수도권을 연결하는 GTX 신설 등 다양한 호재가 겹치면서 GTX 최대 수혜지로 꼽히는 동탄과 파주지역의 주택 수요가 증가하며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GTX 정차역 인근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대부분 소진되고, 금리인상 국면이 진정됨에 따라 시장 회복를 기대하는 집주인들이 매물 호가를 올리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다만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대세 상승 전환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게 중론이다. 철도망 개선에 따른 호재로 인한 상승분이 이미 반영됐고, 상승 거래는 역세권 일부 단지에서만 나오는 등 전반적인 시장 반등세가 아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GTX-A 노선이 지나는 지역의 집값 상승을 대세 상승이라고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서진형 공정주택 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정부의 규제 완화 이후 GTX 노선이 지나는 동탄과 파주 등 일부 지역의 집값이 상승했지만, 대세 상승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집값이 대세 상승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거래가 늘어야 하는데, 지금은 일부 갈아타기 수요만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GTX 개발 호재가 이미 시세에 반영됐고, 일부 단지만의 집값 상승을 가지고 해당 지역 전체 시장을 추이를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GTX 외에는 뚜렷한 집값 상승 요인이 없어 대세 상승으로 전환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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