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찰기에 예민 반응…24시간 사이 세 차례 담화
"위임에 따라 군 대응 행동 이미 예고" 경고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8월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주재하며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선언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토론자로 나서 공개 연설을 통해 남측에 의해 코로나19가 북에 유입됐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보복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위협했다.(사진 = 조선중앙TV 캡처) 2023.07.11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8월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주재하며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선언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토론자로 나서 공개 연설을 통해 남측에 의해 코로나19가 북에 유입됐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보복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위협했다.(사진 = 조선중앙TV 캡처) 2023.07.11

[김민호 기자]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1일 미국 전략정찰기가 동해 배타적경제수역(EEZ) 상공을 침범했다면서 또 군의 대응 행동을 경고했다.

이날 김 부부장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 공군 전략정찰기가 북한 경제수역 상공을 침범했다고 재차 주장하면서 "나는 위임에 따라 우리 군의 대응 행동을 이미 예고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의중이 실린 발언이란 의미다.

김 부부장은 "반복되는 무단침범시에는 미군이 매우 위태로운 비행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지난 10일 미공군전략정찰기는 5시 15분부터 13시 10분까지 강원도 통천 동쪽 435㎞~경상북도 울진 동남쪽 276㎞ 해상상공에서 조선동해 우리측 경제수역상공을 8차에 걸쳐 무단침범하면서 공중정탐행위를 감행했다"고 밝혔다.

북한 담화를 반박하는 입장을 낸 우리 군을 향해서도 "대한민국의 군부는 또다시 미군의 도발적 행동과 관련하여 중뿔나게 앞장에 나서 '한미의 정상적인 비행활동' 이라는 뻔뻔스러운 주장을 펴며 우리 주권에 대한 침해사실을 부인해나섰다"고 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또 '남측' 대신 '대한민국'이란 표현을 쓰면서 북한이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가 아니라 나라 대 나라 관계로 인식하고 있단 점을 분명히 했다.

김 부부장은 "해당 공역과 관련한 문제는 북한과 미군 사이의 문제"라며 "대한민국의 군부깡패들은 주제넘게 놀지 말고 당장 입을 다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24시간 사이 미군 정찰기 활동을 문제 삼는 담화를 총 세 차례 쏟아내며 예민하게 반응했다. 10일 새벽 국방성 대변인이 담화를 냈고 김 부부장은 전날 오후 9시께에 이어 12시간도 지나지 않은 이날 새벽 다시 담화를 발표했다.

김 부부장은 전날 오후 낸 담화에서도 미군 전략정찰기가 "해상군사분계선을 넘어 경제수역상공을 침범했다"며 "미국간첩비행기들이 아군해상군사분계선을 넘어 침범하군 하는 우리 경제수역상공 그 문제의 20~40㎞ 구간에서는 필경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게 될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이 말하는 '해상군사분계선'은 북방한계선(NLL)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1953년 7월 정전협정은 육상분계선(MDL)만 규정하고 해상군사분계선은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아 당시 유엔군사령관이 NLL을 설정했다. NLL을  실질적 해상경계선으로 삼은 우리 정부와 달리 북한은 NLL을 부정하면서 해상 무력도발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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