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법과 제도, 사람 수단화됐는지 우려"
최 씨, 법정구속되자 법정에서 오열하며 드러누워

[의정부=뉴시스] 통장 잔고 증명서 위조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가 21일 경기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법정구속 됐다. 사진은 이날 항소심에 출석하는 모습.
[의정부=뉴시스] 통장 잔고 증명서 위조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가 21일 경기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법정구속 됐다. 사진은 이날 항소심에 출석하는 모습.

[김민호 기자] 통장잔액 증명서 위조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모(76)씨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21일 의정부지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성균)는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최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항소심에까지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 받았다"며 "재범 위험성이 있고, 피고인의 도주 우려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최 씨에게 적용된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하며 항소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사문서 위조와 위조 사문서 행사와 관련해 재판부는 "문서 위조의 횟수가 4회에 이르며 규모가 막대하고, 그 중 1장을 민사소송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실명법 위반에 대해서도 도촌동 땅 매수 과정을 봤을 때 전매 차익을 위해 명의신탁 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최 씨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주도적인 위치에서 막대한 이익을 실현하는 동안 회사와 개인이 이용되고 소외되는 걸로 볼 수 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법과 제도와 사람이 수단화된 것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며 "여러 증거가 있음에도 항소심에까지 부인하고 책임을 동업자에게 돌리고 있다. 피고인의 나이, 건강상태, 범행 경위, 동기 범행 후의 정황 등 제반 양형 조건을 살펴보더라도 원심의 형은 적정하고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서 부당당하다고 인정할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법정에 도착한 최 씨는 '위조된 잔고증명서가 실제 소송 증거로 제출되는 거 몰랐나', '도촌동 땅 차명으로 산 혐의 인정하냐'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법정 밖에서는 일부 유튜버들이 최 씨가 탄 차량이 들어오자 최 씨의 이름을 부르며 소리치기도 했다.

판결 이후 최 씨는 재판부를 향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다시 말씀해달라"고 되물었고 법정 구속사실을 알게 되자 "억울하다"며 오열하더니 법정 바닥에 드러누웠다.

최 씨는 "약이라도 먹고 죽어버리겠다. 이건 정말 안된다"고 소리치며 바닥에 드러누워 법원 관계자들에 의해 퇴장했다.

앞서 최종 변론 기일에서 검찰은 최 씨의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요청했고, 최 씨 측 변호인은 "안 씨의 증언 등을 보면 피고인이 명의를 빌렸다고 볼 수 없다"며 "위조 부분은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 사문서 행사는 일부는 다투고 있다. 명의 신탁은 무죄를 선고해 주시고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관대한 처분을 해달라"고 말했다.

최 씨는 지난 2013년 4∼10월 경기 성남시 도촌동 토지 매입 과정에서 공모해 은행에 347억 원을 예치한 것처럼 통장 잔액 증명서를 가짜로 만들고 이를 행사한 혐의(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 행사)를 받는다.

또 해당 땅을 매입하면서 전 동업자 사위 등의 명의로 계약하고, 등기한 혐의(부동산실명법 위반)도 있다.

앞서 1심에서 최 씨는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했으나 위조사문서 행사와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는 부인해왔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위조 잔고증명서의 액수가 거액이고 수회에 걸쳐 지속적으로 범행했다"며 "위 잔고증명서를 재판에 증거로 현출하는 등 재판의 공정성을 저해하려 한 점,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입해 상당한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최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최 씨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으나 불구속 상태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아왔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 통장잔고증명서 위조와 행사 과정 등을 두고 최 씨와 최 씨 동업자인 안 씨의 주장이 엇갈려 매번 재판에서 공방이 벌어졌다.

안 씨는 지난 1월 징역 1년을 선고받았으며 항소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