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조사서 지지율 20%대로…"현 정부 출범 뒤 최저 수준"
이재명 사법리스크에 김남국 징계안까지 '8월도 가시밭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김민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20%대에 그치며 윤석열 정부 출범 뒤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등 정부·여당에 불리한 현안에도 야당이 반사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어 당 안에서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재부각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한국갤럽이 지난 25∼27일 실시한 7월 4주 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5%, 더불어민주당 29%, 정의당 4%로 나타났다. 무당층은 31%다.

국민의힘은 전주에 비해 2%p 올랐고 민주당은 1%p 내렸다. 정의당은 1%p 올랐다.

특히 민주당 정당지지도는 지난 3월 셋째 주 이후 처음으로 20%대 지지율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광주·전라를 제외하고는 모두 국힘이 우세했다. 수도권은 오차범위 내 접전이긴 하지만 국힘이 모두 앞섰다. 서울은 국민의힘 31%, 민주당 30%, 인천·경기는 국민의힘 33%, 민주당 29%로 나타났다. 대전·세종·충정 지역에서는 국민의힘이 39%로 민주당(28%)을 앞섰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국민의힘이 42%로 민주당(23%)을 크게 앞섰다.

세대별로는 주요 지지층인 40대에서만 민주당 지지율이 40%(국힘 19%)로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50대는 34% 대 31%, 30대는 27% 대 25%였고, 나머지는 국힘 지지율이 높았다.

민주당 지지도는 최근 20주 동안 30~37% 사이를 오르내렸는데, 최근 한 달간 32%→32%→30%→29%로 점진적인 하락세를 나타냈다. 현 정부 출범 후 최저 수준에 가깝다.

한국갤럽은 전화 면접 방식으로 조사가 이뤄진다. 자동응답(ARS) 방식에 견줘 상대적으로 정부에 부정적으로 답변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실제 임의 전화걸기 방식으로 조사하는 주요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 경우 가장 최근인 7월 셋째 주 지표를 보면 민주당 지지율은 44.2%, 국민의힘은 37.0%로 오차범위(±3.1%포인트) 밖으로 앞섰다.

조사 방식과 기관 등에 따라 편차가 큰 만큼 민주당은 통상 5개 여론조사의 평균값과 추이 등을 점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갤럽조사 결과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 모양새다. 당 관계자는 "갤럽 조사에서는 20%대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추이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고 리얼미터는 우리가 크게 앞서고 있다"며 "조사기관에 따라 지지율 차이가 커 추이를 중심으로 살피는데 현재는 현상 유지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기감은 감지된다. 7월 한 달간 민주당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저지와 서울-양평 고속도로 김건희 일가 특혜 공세로 연일 총력전을 벌였다. 정부·여당에 분명한 악재임에도 민주당의 지지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도 문제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재부각되고 있어서다. 진술이 엇갈리고는 있지만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사건에 연루돼 구속기소 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검찰 조사에서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검찰이 8월 임시국회 회기 중에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가상자산(코인) 투기 의혹으로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서 '의원직 제명' 권고 결정을 받은 민주당 출신 김남국 무소속 의원에 대한 본회의 표결도 이르면 8월 중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민주당의 도덕성 회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사안이어서 결과에 따라 파장이 클 전망이다.

한 중진 의원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과 김남국 징계안으로 민주당이 또다시 도덕성 시험대에 들어서고 있다"며 "두 사안을 어떻게 풀어가는지가 관건이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엄격한 잣대로 대응해야 신뢰를 회복할 것이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의연하게 대처하는 동시에 민생경제 회복을 앞세워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27일 35조원 규모의 자체 추경안을 공개한 데에 이어 '민생경제 회복 패키지법'을 추진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고물가와 고금리에 따른 민생 위기 극복을 목적으로 추경을 뒷받침할 '서민금융지원법', '소상공인 에너지 지원법' 등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또 9월이면 85조원 규모의 자영업자 원리금 상환유예조치가 종료되는 것을 고려해 고위험에 빠진 취약계층의 신용 리스크를 해소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당 정책위원회에서 활동하는 한 의원은 "여야 정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윤석열 정권은 야당 때려잡기에 열을 올리고, 정책적 지향은 극우적인 모습이다. 이에 대항하다 보니 말이나 표현이 거칠어지고 있는데 그러면 여당이 원하는 '난장판, 진흙탕' 프레임으로 빨려 들어갈 수 있다"며 "국민 민생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만들어 내겠다는 게 기본 원칙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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