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K-99 검증위 만든 한국초전도저온학회…'마이스너 효과' 지적
"아직 상온 초전도체 여부 단언 어려워…LK-99 샘플 제공 재요청"

퀀텀에너지연구소 및 한양대 연구진이 공개한 상온 초전도체 'LK-99'. (사진=김현탁 교수 제공)
퀀텀에너지연구소 및 한양대 연구진이 공개한 상온 초전도체 'LK-99'. (사진=김현탁 교수 제공)

[정재원 기자] 국내 학계에서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개발됐다는 '상온 초전도체'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나섰다. 상온 초전도체 개발을 주장 중인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은 '논문 심사 중'이라는 이유로 시편 제공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초전도 연구자들이 모인 학술단체인 한국초전도저온학회(학회)는 최근 발표된 상온 초전도체의 진위 판단을 위해 'LK-99' 검증위원회를 출범, 교차 검증에 나서기로 했다.

학회 측은 3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실제 검증이 시작되지 않아 단정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영상 속 LK-99가 마이스너 효과를 띄고 있는지는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다.

초전도체의 가장 큰 특징은 특정 온도에서 전기저항이 사라지거나, 물질 내부의 자기장이 겉으로 밀려나는 마이스너 효과다. 초전도체는 외부의 새로운 자기장을 밀어내는 성질(반자성)을 가진다. 초전도체 근처에 자성이 있는 물체가 다가오면 마치 공중부양과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퀀텀에너지연구소가 공개한 LK-99 영상을 보면 LK-99에 자석을 들이댔을 때 반발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 속 LK-99는 공중에 부양한 채 다소 진동하고 있는데, 이는 초전도체의 특성과는 다르다는 게 학회 측의 입장이다.

다만 학회는 아직 LK-99가 초전도체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확실한 검증을 위해서는 실제 시편(샘플)을 통한 검증이 이뤄져야만 한다는 것이다.

학회는 전날 LK-99 검증위원회 설치를 공식 발표하면서 퀀텀에너지연구소에 LK-99 시편 제공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검증위의 요청에 퀀텀에너지연구소는 관련 논문 심사를 이유로 시편을 당장 제공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보냈다.

학회에 따르면 퀀텀에너지연구소는 현재 LK-99 논문을 심사 중인데, 이같은 심사는 최소 2~4주 이상 걸릴 전망이다. 퀀텀에너지연구소는 "논문 심사가 진행 중인 만큼 심사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편에 대한 교차 측정은 그 뒤로 미뤄 달라. 심사를 마치면 시편을 제공하겠다"고 답했다.

이같은 답변에 검증위 측은 "오히려 교차 검증 결과 측정치가 기존 논문과 동일하게 나오면 오히려 심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시편 제공을 재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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