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권 행사 및 전합 이끄는 사법부 수장
오석준·이종석·홍승면 등 후보자로 거론
대통령이 후보자 지명→국회 표결 뒤 임명

오석준 신임 대법관이 2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2.11.28.
오석준 신임 대법관이 2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2.11.28.

[김민호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의 뒤를 이을 차기 대법원장 후보자로 오석준 대법관(61·사법연수원 19기)과 이종석 헌법재판소 재판관(62·15기)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만큼 향후 사법부 지형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주 내 인사검증을 마치고 새로운 대법원장 후보자를 지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법원장은 전체 법관의 인사권을 행사하고 6년 임기 동안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전원합의체 재판을 이끌기도 하는 사법부 수장이다.

법조계에서는 차기 대법원장으로 윤석열 정부가 임명했던 오 대법관과 이 헌법재판관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오 대법관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서울지법 서부지원 판사로 1990년 임관돼 법원행정처 공보관,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제주지방법원장 등을 역임한 뒤 지난해 대법관으로 임명됐다. 이번 정부가 임명한 첫 대법관이다.

그는 시대 변화를 읽어내는 통찰력과 탁월한 실무능력, 해박한 법률지식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두 차례에 걸쳐 대법원 공보관 업무를 수행한 바 있어, 언론 및 국민과의 소통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오 대법관은 대표적인 보수 성향의 법관으로 분류되는데, 과거 800원을 횡령한 버스기사의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또 윤 대통령과는 사법시험을 같이 준비했을 정도로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법관으로 임명될 당시 국회 인사청문회를 한 차례 통과한 만큼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종석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선고를 위해 대심판정에 입장해 앉아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3.23.
이종석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선고를 위해 대심판정에 입장해 앉아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3.23.

이 헌법재판관은 서울대 법대를 나와 1989년 인천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대구지법·수원지법·서울중앙지법·대전고법 부장판사로 근무했으며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됐다.

그는 다양한 재판 업무 경험으로 재판실무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법리와 원칙에 충실한 재판을 해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평소 대화와 설득을 통한 온화한 리더십을 보여주며 동료 선후배 판사들에게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헌법재판관은 과거 삼성자동차 채권단의 삼성계열사에 대한 위약금 청구 사건, 키코(KIKO) 사건, 삼성전자 반도체 근로자의 백혈병 산업재해 인정 등 사회적 파장이 큰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신임 대법원장 지명을 통해 사법부 기류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 대법원장 취임 이후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의 대법관이 주를 이뤘는데, 윤석열 정부가 오석준·권영준·서경환 대법관을 임명하며 중도와 보수 성향의 대법관이 우위를 점하는 구도로 바뀌었다. 이어 이번 신임 대법원장 지명을 통해 사법부 구도 변화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외에도 홍승면 서울고법 부장판사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홍 부장판사는 지난해 6월 대한변호사협회가 대법관 후보로도 추천한 바 있다.

김 대법원장의 임기는 다음 달 24일까지다. 대법원장은 대통령이 후보를 지명하고 국회의 임명동의안 표결을 거친 뒤 임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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