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현대차·LG, 이사회에서 복귀 논의 마쳐
한경연 흡수·통합 절차로 회원 자격 자동 이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탈퇴했던 4대 그룹의 재가입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사진은 3월17일 도쿄 게이단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총수들 모습. 왼쪽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2023.7.6.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탈퇴했던 4대 그룹의 재가입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사진은 3월17일 도쿄 게이단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총수들 모습. 왼쪽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2023.7.6.

[정재원 기자] 국정농단 사태로 탈퇴를 선언한 4대 그룹이 6년 8개월 만에 전경련에 동시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K·현대차·LG는 전경련 임시총회 전에 이미 내부 이사회 논의를 끝냈고, 동시에 전경련에 복귀하는 수순을 밟는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었다. 이사회에서는 전경련 재가입 여부를 비롯해 반도체(DS), 휴대폰(DX) 부문 사업장에 대한 삼성화재 보험 연장 건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전경련 재가입 여부가 이사회 의결사항은 아니라 승인 절차는 없다"라며 "이사회에서는 현안 보고를 통해 재가입 여부에 대한 의견이 오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서 먼저 18일 임시회의를 거쳐 "가입했을 경우 전경련의 정경유착 행위가 지속된다면 즉시 탈퇴할 것을 비롯해 운영·회계 투명성 확보 방안에 대한 검토를 거쳐 결정할 것을 권고했다"는 입장을 삼성 경영진과 이사회에 전달했다.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다른 계열사도 이날 각 회사 이사회에서 관련 논의를 통해 재가입 여부를 전경련에 통보할 예정이다.

4대그룹은 전경련 재가입이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해 결의할 사안은 아니지만 이사회를 통해 복귀 문제를 주요 경영진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절차를 밟은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도 계열사(SK·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네트웍스) 이사회에 전경련 복귀 현안 보고를 마쳤다. 지난주 각 이사회에 상황을 설명하고 전경련 복귀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LG(LG·LG전자)도 이사회에 관련 현안 보고를 진행했고 절차를 완료한 상태다.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현대건설·현대모비스·현대제철)도 자연스럽게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4대 그룹은 한국경제연구원 회원 자격을 자동 이관시키는 방식으로 전경련에 복귀한다.

전경련은 오는 22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흡수·통합하고, 55년 만에 기관명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변경한다. 4대 그룹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전경련을 탈퇴했지만, 한경연 회원사 지위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전경련은 총회를 앞두고 한경연 회원사로 남아 있던 4대 그룹 측에 재가입 여부를 회신해 달라고 통보해 4대그룹이 관련 논의를 이어왔다.

전경련은 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의 모임으로 위상이 높았으나 정경유착 논란이 불거지며 입지가 크게 흔들렸다. 이에 향후 전경련의 정경유착 방지를 위한 계획과 쇄신안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전경련은 총회에서 류진 신임 회장이 취임사와 함께 새로 출범하는 '한국경제인협회'의 윤리 헌장을 발표하고, 독립 기구인 윤리 위원회를 신설해 정경유착 위험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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